2019년에도 인권·노동권 침해 현장에 함께 하겠습니다

유치원 교사 처우 문제는 언제쯤?...우울한 2018년을 보내며

16:25

‘유치원 3법’ 통과가 결국 해를 넘기네요. 사립유치원 비리 막는 것도 이렇게 어려운데 유치원 교사들의 처우 문제는 언제쯤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사립유치원 비리 명단 보도 후, 뉴스민에 한 통의 메일이 왔습니다. 사립유치원 교사 인건비에 대한 감사도 필요하다고요.

사립유치원 교사 1년 차였던 제보자는 월 150만 원을 받았어요. 최저임금도 안 되죠.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자체적으로 만든 호봉 기준보다도 낮았어요. 당연히 공무원 보수 규정에 따른 유치원 호봉표보다 한참 적었죠. 교육부에서 사립유치원 교사 자긍심 고취를 위해 국공립 교사 호봉에 미달하는 임금을 수당으로 보전해 주는데, 그것도 못 받았어요.

‘“호봉은 커녕 최저임금도 안 돼”…대구 사립유치원 교사 처우 심각’ 기사가 2018년 뉴스민 어워즈 1위로 뽑혔습니다. 이 영광을 독자 여러분들과 뉴스민에 돌립니다.

대구 한 사립유치원의 문제였지만, 유치원 블랙리스트가 두려워 숨죽이고 있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대구는 ‘임시교사’, ‘부담임’이라는 이름으로 첫 1년은 기간제로 채용하는 관행이 있다고 해요. 2019년엔 본격적으로 취재해보려고요. 교육청에 확인한 바로는 ‘임시교사’로 임용하는 건 없다고 하거든요.

3분기에는 대구가톨릭대병원 파업 소식을 많이 뽑아주셨네요. 대구가톨릭대병원 노조가 작년 이맘때 생기고, 올해 7월 첫 파업을 했어요. 파업 한 달이 넘도록 임금단체협약 협상에 난항을 겪었는데요. 다들 아시다시피 대가대병원은 천주교대구대교구 사업장입니다.

병원은 돈이 없어서 임금 인상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계속했어요. 그래서 진짜 돈이 없는지 찾아봤죠. 대구 3대 사립대 병원 2017년 결산서를 다 모으고 분석하는데 꼬박 3일이 걸렸어요. 사실 실컷 분석했는데 진짜 경영이 어려운 거면 어떡할까 걱정도 했어요. 결과는 예상대로였습니다. 대가대병원이 간호사 1인당 임금은 제일 낮은데, 의료수익 대비 법인 전출금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모태 신앙인 한 조합원이 대가대병원엔 그리스도의 향기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첫 파업으로 임금 10% 인상, 주5일제 시행 등을 합의했는데요. 요즘은 단체협약에서 정한 갑질 부서 전수조사 중이라고 해요. 얼마나 그리스도 향기를 되찾았을까요.

3분기 대구 청년정책 기사인데요. 제가 이용할만한 정책이 있을까 싶어서 시작한 취재였어요. 대구시가 시행 중인 67개 청년정책과 내년 시행 예정인 ‘대구형 청년보장제’ 정책을 다 펼쳤죠. 정책 개수는 많은데  맞는 걸 고르기 쉽지 않더라고요. 대학생, 취업준비생, 직장인 등 대상별로 분류도 하고, 직접 당사자들이 골라 보기로 했어요.

내년 대구시 예산을 보니 청년보장제 예산이 계획보다 많이 줄었더라고요. 청년수당 예산도 3억 줄어서 대상자가 줄어들 것 같아요. 생애주기별 맞춤형 청년보장제를 만들었다고 큰소리치더니 예산 책정할 때는 슬그머니 규모를 줄여버린 거죠. 담당 과에서 예산 확보하려고 많이 고생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청년 정책에 예산 양보해 줄 착한 사람 구해요.

2분기는 지방선거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대구, 경북이 자유한국당 최후의 보루로 남긴 했지만, 대구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이렇게 많이 당선된 적은 처음이에요. ‘대구에도 민주당 바람…시의원 4명, 기초의원 45명 당선’ 기사가 랭킹에 올랐는데요. 당시에만 해도 기자들 사이에서 민주당 광역의원은 한 명이라고 예상했어요. 개표 결과 보면서 사무실에서 밤새 기사 쓴 기억이 나네요.

1분기는 한동대, 페미니즘 강연 주최 학생 ‘무기정학’ 징계 기사가 올라갔어요. 이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에요. 한동대가 학내에서 열린 페미니즘 강연이 ‘동성애 옹호’ 강연이라며 학생들 징계를 시도했고, 그중 한 학생의 성적 정체성을 문제 삼아 무기정학까지 해버린 사건입니다.

피해 학생은 지금도 학교를 상대로 싸우고 있어요. 성적 정체성을 아웃팅한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는데, 첫 재판이 열리기 직전에는 온갖 교회 커뮤니티에서 실명이 거론되면서 2차 피해를 당했습니다. 곧 피해 학생이 제기했던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어워즈에 올랐던 기사들을 돌아보니 올 한해도 인권 침해와 노동권 침해가 난무했던 해였네요. 더구나 뭐 하나 해결되거나 더 나아진 것도 없군요. 이렇게 우울하게 마무리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사실 전 1등 상금을 받아서 엄청 신난 상태에요. 그래도 연말이고 새해니까 행복하게 마무리할게요. 새해에도 인권 침해와 노동권 침해가 난무하는 어딘가에서 저랑 함께해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