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비하’ 홍준연 구의원, 문재인 대통령까지 거론

‘성매매 피해 여성 비범죄화’ 문재인 대선 공약인데···
류규하 중구청장, “성매매 피해 여성, 사회가 포용해야”

20:16

성매매 종사 여성에 대한 비하 발언을 해 논란을 이어가고 있는 홍준연 대구 중구의원이 문재인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항변에 나섰다. 하지만 홍 의원 주장 일부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관련기사=민주당 대구중구의원, “성매매 여성 자활기금 지원 안 돼, 혈세낭비” 막말(‘19.1.4))

1일 오전 10시 30분, 홍준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대구 중구의회 임시회에서 류규하 중구청장(자유한국당)에게 구정 질의를 하면서 “2016년 성매매 여성 자활지원 조례 제정 당시는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고, 시장은 자유한국당 권영진 시장, 시의회 의장은 류규하 의원이었다”며 “이 조례안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성매매 피해 여성’을 비범죄화하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의 10대 공약 중 여섯 번째에는 “‘성매매 피해 여성’을 비범죄화하고 성매매에 유입된 아동·청소년을 ‘피해자’로 규정, 성 산업 및 성 착취 근절”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뿐만 아니라 성매매 피해 여성 자활지원 조례의 모법이 되는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해 제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참여정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1일 오전 10시 30분, 대구 중구의회 임시회에서 홍준연 중구의원이 구정질의에 나섰다

이날 구정질의에서 홍 의원은 ▲성매매 피해 여성 자활 지원 조례가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도록 하는 성매매처벌법을 위반하고 ▲성매매 자활 지원금은 실효성이 없고, 권영진 시장과 류규하 구청장의 치적을 위한 것이며 ▲성매매 종사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자활기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끝으로 홍 의원은 “(제가) 기초의원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이렇게 논란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갔을 것이다. 앞으로 부패한 대구 정치에 맞서 싸우겠다”라며 “이전 구정질의 중 말을 신중하게 하지 못한 것은 사려 깊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처벌대상이라는 의견에 생각이 다르다. 사회에서 지금 처지를 벗어나고 싶은 사람에게는 자활을 통해 지원해야 한다. 자갈마당은 성매매 지역으로 묵시적 인정되던 곳이었고, 이를 폐쇄하기 위해 필요한 조례”라며 “대구에만 있는 조례도 아니다. 광주, 서울, 아산, 인천 등에도 있다. 핵심은 자활을 통한 사회 포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원금 수령인은) 탈성매매 현황을 조사하고 성매매를 다시 하면 회수한다. 무조건 지원하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아니”라며 “어떻게 하면 한 사람이라도 구제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홍 의원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는데, 세 살 버릇 고치는 사람도 있다. 단정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신박진영 대구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성매매처벌법이 있고 성매매피해자보호법이 있다. 성매매 피해 여성 자활 지원 조례는 보호법에 따른 것”이라며 “이전에는 성매매여성을 욕하면서 방치했는데, 여성 인권에 대한 범죄라는 인식이 생겼다. 보호법의 취지도 성매매 방지에 국가가 소홀했다는 것을 반성하고 피해 여성에 대해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 구의원으로서 끊임없이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 혐오를 쏟아 내고 싶었던 사람들이 호응하는 것을 두고 자신이 지지받고 있다고 한다. 반성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임시회에는 시민단체 회원 20여 명이 ‘정책 없이 혐오만 조장, 혈세 낭비하는 홍준연 의원 OUT’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방청했다.

▲1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 대구 중구의회 임시회에 시민단체 회원들이 홍준연 의원에게 항의하는 손팻말을 들고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