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의회, 1시간 30분간 민원인에 '천만 원 수표' 준 집행부 질타

이태훈 구청장, "직원들의 자율적인 결정···불법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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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0 19:01 | 최종 업데이트 2019-02-20 19:01

달서구의회가 직원자율회 기금을 악성 민원인 해결에 쓴 집행부를 집중 질타했다. 여야를 불문하고 의원들은 기금을 민원인에게 주게 된 경위와 위법 여부를 따져 물었다. 의회는 오는 3월 집행부와 끝장 토론을 제안하고, 사태 진위 여부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20일 오전 10시 달서구의회 제260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귀화, 자유한국당 안영란, 정창근 의원이 직원자율회 성금 유용 논란에 대해 이태훈 구청장에 질의했다.

지난해 9월 달서구는 도로 공사 때문에 운영하던 가게가 철거돼 생계가 곤란해졌다며 보상금 1,300만 원을 요구한 민원인 A 씨에게 1,000만 원 수표를 건냈다. 이 돈은 직원자율회가 모은 '1% 나눔운동 성금' 800만 원과 직원자율회 기금(월광수변공원 자판기 수익금) 200만 원이었다.

직원자율회는 그동안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불우이웃에게 기금을 전달했지만, 당시에는 2개월 동안 모금회를 통하지 않고 간부 공무원 개인 계좌로 기금을 모아 A 씨에게 전달했다. A 씨에게선 더 이상 보상 문제로 민원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다.

의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형법상 사기, 배임,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금지 등 법적 위반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구청장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사용처를) 결정한거로 안다. 모든 사람이 동의하진 않았을 수 있다. 아쉬운 것이 좀 더 소통을 했으면 하는 느낌이 든다"며 "내 상식으로는 배임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불법이라는 건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김귀화 의원은 "제가 조사한 바로 가게 인테리어 5,200만 원이 들어갔다. 행정 보상 3,900만 원을 받고 나머지 1,3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한 것"이라며 "이미 행정적으로 적법한 절차를 걸쳐 보상금을 지급했다. 구의 행정은 조례에 근거해 집행된다. 달서구는 악성 민원인이면 다 돈으로 해결할거냐"고 따져 물었다.

안영란 의원도 "일부 직원들이 반대 의견도 냈는데, 간부회의에서 결정한 것이니 협조해달라고 했다. 자율회의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한 게 아니라 결정 사항을 통보하는 형식이었다"며 "특히 간부회의에서는 보상 관련 민원이라고 하지 않고 생계곤란자라고 했다. 자율적으로 모은 돈을 민원 해결에 사용하는 데에는 자율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창근 의원은 이태훈 구청장 책임을 질타했다. 정 의원은 "개청 30년 이래 이렇게 황당하고 불미스러운 일은 처음이다. 악성 민원을 대하는 방법과 어려운 구민을 대하는 방법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청장님의 사과를 듣고 싶다. 또, 사법기관 수사와 별도로 관련자 즉시 감사와 문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태훈 구청장은 "공무원 문책 사항은 법에 따라 한다. 시민단체나 언론을 통해 하는게 아니"라며 "내부 조사를  다 해갔기 때문에 결과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모든 사안에 대해 저도 안타까움을 느낀다"면서도 "구의 공공사업으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진 민원인이고, 그 민원인으로 인해 직원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공무원들이 모은 사비이기 때문에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거고, 자율회비는 회원들이 알아서 쓰는 거"라며 선을 그었다.

이들은 약 1시간 30분동안 질의를 이어갔다. 최상극 달서구의회 의장은 오는 3월 의회와 집행부가 함께 하는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

한편,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등 21개 단체는 지난 19일 달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태훈 구청장은 사건의 전말을 소상히 밝히고, 구정을 혼란에 빠트린 책임을 져야한다"고 요구했다.

A 씨는 지난 2015년 달서구 행정대집행에 따른 법적 보상액 3,900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피해가 더 크다고 주장하며 수차례 구청을 찾아와 민원을 제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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