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청은 왜 손실 위험 펀드에 투자했을까?

대구은행 직원들, ‘처음부터 원금 보장했다’는 공무원 주장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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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0 18:30 | 최종 업데이트 2019-07-11 01:08

대구은행 전·현직 임원이 수성구청 펀드 손실금을 보전해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진행 중인 재판에서 대구은행이 처음부터 원금 보전을 약속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5월 재판 증인으로 나서 ‘대구은행 측이 처음부터 원금 보전을 약속했다’고 했던 수성구 전·현직 공무원들의 증언을 뒤집는 주장이다.

10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제10형사단독(부장판사 박효선) 심리로 열린 재판은 피고인 측이 요청한 증인신문으로 진행됐다. 증인으로는 2008년 당시 대구은행 수성구청지점 직원 2명을 포함한 4명이 나섰다. 대구은행 직원 2명은 당시 수성구청지점에서 각각 펀드 투자 관련 실무 담당 대리와 과장으로 근무했다.

두 증인은 대구은행 측 변호인 신문에서 공통적으로 펀드 투자 당시 원금 보전을 약속한 적 없다고 밝혔다. 당시 수성구 자금 운용 업무 담당 공무원 A 씨는 지난 5월 재판 증인으로 나와서 손실이 걱정되어서 은행으로부터 원금 보전 확약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대구은행, 수성구청 펀드 손실 보전 처음부터 약속했나?(‘19.5.20))

하지만 두 증인은 “A 씨가 2007년 2월 또는 2008년 8월 펀드에 가입하면서 은행이 손실 보전을 약속하거나 확약서를 받았다고 하는데 그런 적이 있느냐”는 변호인 측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말했다.

대리였던 B 씨는 “수시로 원금 보전과 관련해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교육을 받는다”며 원금 보전을 약속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과장이었던 C 씨 역시 같은 질문에서 “수사받으면서 그런 말이 있다고 들었다. 그런 적이 없다”고 답했다.

변호인 측은 수성구청이 문제가 된 펀드 투자 이전에 이미 여러 차례 펀드에 투자했고, 당시 투자한 펀드도 똑같은 조건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손실이 난 펀드에서 유독 대구은행이 원금 보전을 약속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변호인 측이 이날 법정에서 공개한 증거자료를 보면 수성구청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10차례 220억 원을 펀드에 투자했다. 수성구청은 2004년 3월 16일 ‘프랭클린 베스트 채권·증권 투자신탁(채권)’ 펀드(프랭클린 펀드)에 투자한 후 문제가 된 ‘도이치코리아채권투자신탁 1-1호’ 펀드(도이치 펀드) 등 2개 상품에 반복해 투자했다.

변호인이 제시한 프랭클린 펀드와  도이치 펀드 투자설명서는 공통적으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B 씨는 “투자 당시에 A 씨에게 펀드 내용, 위험성을 설명하고 신청서를 작성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대구은행 전·현직 임원들이 손실을 보전해준 이유에 대해 B 씨는 검찰 조사에서 금고 업무와 관련해 수성구청과 은행장들의 관계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C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환매 유예 후 본점 본부장이 지점으로 와서 본점에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대구은행은 수성구청 펀드 투자 손실이 발생한 이후 2009년부터 원금 보전을 약속하는 확인서를 수성구청에 보냈고, 2014년에 전·현직 임원들이 돈을 모아 손실을 보전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손실을 보전하는데 돈을 낸 박인규(65), 하춘수(66), 이화언(75) 전 대구은행장과 이찬희(63) 전 부행장(현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김대유(59) 전 공공금융본부장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다음 재판은 8월 14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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