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글라스, 래커 칠한 노동자에 5천2백만 원 손배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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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6 10:57 | 최종 업데이트 2019-08-06 12:15

경북 구미 유리제조업체 아사히글라스가 직접고용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를 상대로 5천2백만 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지급명령을 신청했다. 회사 출입문 바닥 등에 노조원들이 래커로 낙서를 해 도로 재포장을 하는데 비용이 발생했다는 이유다. 이에 노조는 “해고된 노동자를 손해배상 소송으로 힘들게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은 아사히글라스가 제기한 손해배상 신청을 받아들여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등이 5천2백만 원을 회사에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을 1일 전달했다. 노조가 2주 이내로 이의신청하면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된다.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지난 6월 19일 공장 앞에서 집회를 연 후 정문 앞 바닥에 스프레이로 "노동조합 인정하라", "우리가 이긴다", "아사히는 전범기업" 등의 문구를 남겼다.

▲구미시 산동면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

이후 아사히글라스는 도로 재포장에 5천8백여만 원이 든다며 노조에 부담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노조는 래커 칠을 지우는 방법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래커 제거 업체를 확인해보니 약품을 통해 제거하면 7~8백만 원의 비용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회사는 7월 중순 공장 앞 진입로 전체를 재포장했다.

아사히글라스는 손해배상 지급명령 신청서에서 “채무자(노조원)들이 낙서행위를 한 것은 폭령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재물손괴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채권자 회사에 대한 명예훼손 등에 해당한다”며 “구미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였고 현재 구미경찰서에서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사히글라스는 “낙서를 그대로 방치해 놓을 수 없었고, 경찰이 현장조사를 실시한 다음 외부 전문업체를 통해 원상복구를 진행했다”며 “전문업체의 의견에 따라 낙서행위가 있는 도로는 재포장을 하고, 그외 화강석 표면부, 보도 경계석 표면부, 화단 조경석 표면부, 보도 표면부 래커 제거작업은 별도로 진행하였으며 5천2백만 원의 원상복구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회장은 “문 콕 찍었다고 차 새로 사놓으라고 하는 비상식적인 행동”이라며 “상식적으로 노동조합과 협의할 생각 없고, 해고된 노동자들을 손해배상으로 힘들게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미 국가4산업단지에 입주한 일본계 외투기업 아사히글라스는 토지 무상임대, 지방세, 관세, 법인세 감면 등 여러 혜택을 받았다. 2015년 5월 29일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지티에스에서 일하던 노동자 138명은 노조를 결성했다. 6월 30일 아사히글라스가 지티에스에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됐다. 그해 7월 21일 노동자들은 구미고용노동지청에 회사를 부당노동행위·불법파견 혐의로 고소했다.

구미고용노동지청은 2017년 8월 31일 아사히글라스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무혐의, 불법파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고, 9월 22일에는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178명을 11월 3일까지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 지시도 내렸다. 아사히글라스는 노동부 행정 지시를 이행하지 않고 행정소송에 들어갔다. 검찰은 올해 2월 15일 파견법 위반 혐의로 아사히글라스 등을 기소했고,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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