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소각장 민간투자사업' 정책 토론회···"달서구에 또?" 주민 반발

기존 1호기 대체 시설, 하루 360톤 폐기물 처리 규모
달서구 주민, "쓰레기 문제야말로 대구 전체가 고민해야"
대구환경공단, "대구시 재정사업으로 환경공단이 운영·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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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18:56 | 최종 업데이트 2019-10-23 18:57

달서구 대기오염 문제로 연일 몸살을 앓고 있는 주민들이 성서산업단지 내 소각시설 민간투자사업에 반발하고 나섰다. Bio-SRF열병합발전소 건설로 몸살을 앓았던 달서구 주민들이 또다시 폐기물 소각시설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해결 방안을 찾고자 정책토론까지 제안했다. 토론에서는 달서구에 집중되는 폐기물 소각시설 문제제기부터, 사업이 민간투자 방식으로 이뤄지는 점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이어졌다.

23일 오후 3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달구벌홀에서 '성서자원회수시설 개체사업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시민 3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정책 토론을 청구하면서 열리게 됐다. 토론은 이완구 한국종합기술 전무와 김해동 교수(계명대 지구환경과학)가 발제와 토론자들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성서자원회수시설은 달서구 성서공단로 성서소각시설을 말한다. 대구시는 가동 연한이 끝난 소각시설 1호기를 대체할 새로운 시설 건립을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는 기존 시설을 대체한다는 이유로 별도 환경영향평가나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관련 기사=배지훈 달서구의원, "성서소각장 건립 전면 재검토···민간위탁 방식 안 돼"('19.3.13))

신규시설은 하루에 생활폐기물 360톤을 수용하는 규모로다. 오는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민간투자사업 타당성 분석을 완료했고, 대구시 민간투자사업 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성서소각시설 설치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맡은 이완구 한국종합기술 전무는 "신규 시설은 대기오염물질 법적 기준치 이하로 적용해 운영하도록 설계했고, 열병합 방식을 이용해 폐열을 회수하고 에너지를 생산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김해동 교수는 "인구 고밀도 선진국은 쓰레기 소각, 매립을 탈피하고 있다. 쓰레기 소각은 소지역 분산형이 바람직하다. 자기 지역에서 나온 쓰레기는 그 지역에서 처리해야 한다"며 "안 그래도 대기오염 농도가 높고 인구 밀도가 높은 성서에 또 쓰레기 소각장을 들고 오는 것은 맞지 않는다. 쓰레기 처리 비용을 늘리더라도 쓰레기 발생을 억제해야 하고, 이렇게 하려면 민간투자 방식을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토론에는 달서구 주민 김성임 씨, 김석완 교수(대구한의대 소방방재안전학부), 양원호 교수(대구가톨릭대 산업보건학과),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박석도 대구환경공단 성서사업소장이 참여했다.

김성임 씨는 "주민 300명 서명을 받는 게 어렵지 않았다. '달서구에 또?'라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달서구는 대구 쓰레기를 일방적으로 책임져왔다. 똑같은 세금을 내고 어느 지역은 혜택을 보고 달서구 주민은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외국은 쓰레기를 지역별로 처리한다고 한다. 대구시 전체가 신청사 유치로 들썩이는데 쓰레기 문제야말로 대구시 전체가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올해 4월까지 폐목재소각장(Bio-SRF 열병합발전소) 반대 운동을 했다. 10월에 또 쓰레기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에는 민자 유치라는 내용도 있다. 주민들은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거라는 불안감이 있다"며 "주민들이 정책 토론을 청구하지 않으면 행정을 알 수가 없다. 우리는 소각장 재가동 반대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양원호 교수도 "서구, 달서구 산단 지역에서 발생하는 물질이 사람에 유해하다는 건 수십 년 동안 지적한 거다. 여기에 새로운 시설을 증설해서 추가로 대기오염 물질이 나오는 건 문제"라며 "배출기준을 지켰다고 주민이 안전하다고 장담 못 한다. 사람이 사는 근처에는 이런 시설이 없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조광현 사무처장은 "소각시설을 신설하는 절차인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협의를 거쳐야 한다.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운영에 주민이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성서산단 내 제지 공장, 지역난방공사 등 전체적인 대기오염 수준부터 낮추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이 사업을 추진한다면 강한 갈등이 생길 거다"고 말했다.

민간투자사업으로 폐기물 소각시설을 운영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조 처장은 "한 대기업에서 대기오염 수치를 조작해 난리 난 적이 있다. 만약 환경공단에서 이랬으면 사장은 물론 대구시장까지 책임졌을 거다. 하지만 기업은 벌금 내면 그만"이라며 "더구나 민간투자사업이 더 경제적이고 전문적인지 의문스럽다"고 강조했다.

김석완 교수도 "의료 폐기물 대란이 일어났던 이유는 운영업체가 100% 민간이었다. 국가가 강제로 조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그런 문제가 생겼을 때 대구시가 통제할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도 대구환경공단 소장은 현 위치에 소각시설 건립을 찬성하면서도 민간투자사업이 아닌 대구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소각시설 1(2016년 운행 중단), 2, 3호기는 모두 대구환경공단이 운영·관리한다. 하지만 대구시가 새로 짓는 1호기를 민간위탁하기로 결정하면 건립부터 운영은 민간에서 맡아하고 환경공단은 관리만 하게 된다.

박 소장은 "폐기물 문제는 대구시민 전체가 안고 갈 숙제이고, 소각시설은 필수 시설이다. 대기오염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공공성과 전문성을 가진 대구환경공단이 운영하는 게 타당하다"며 "현재 공단이 운영 중인 소각시설은 대기오염 배출 물질을 공개하고 있다. 민간이 운영했을 때 수익을 위해 대기질 관리 미흡 등 많은 문제점이 대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은 시민 100명이 참석해 2시간가량 이어졌다. 토론에서 나온 내용은 오는 2020년 2월 대구시 갈등관리위원회에서 안건으로 다루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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