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내년부터 고교 무상급식 단계적 실시키로

시민사회단체, "환영···빠르게 전면 실시하도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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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31 14:19 | 최종 업데이트 2019-10-31 14:20

내년도 고교 무상급식 실시가 어렵다며 사실상 포기 선언을 한 권영진 대구시장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31일 권 시장은 “대구시와 교육청, 시의회 그리고 구·군은 어려운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교육을 위해 2020년 고등학교 3학년 무상급식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고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권영진 시장과 강은희 대구교육감, 류한국 대구구청장·군수협의회장(서구청장),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고교 무상급식 실시 협약식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서 대구시와 교육청, 각 구·군은 고등학교 무상급식에 각 40%, 50%, 10%씩 예산을 부담하고 2020년에 한해서만 대구시 45%, 교육청 55%를 부담하기로 했다. 내년도 고교 3학년 무상급식에 투여되는 예산은 168억 원이다. 1, 2학년까지 전부 시행하면 380억 원이 추가 소요되고 이는 인건비나 기타 비용을 제외한 식자재비와 일부 인건비만 포함하는 규모다.

권 시장은 “시의회와 교육청은 예산이 어렵더라도 내년부터 바로 시행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었고, 대구시와 구·군은 올해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했기 때문에 내년 한 해는 쉬고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 동안 완성하는 걸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협의 과정에서 제가 확대간부회의에서 드린 말씀이 나가게 되고 시민사회에서도 내년에 우리가 안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제기되어서 어차피 할 바엔 한 해 늦추지 말고 내년부터 시행해서 3년에 걸쳐 하면 되지 않겠느냐 해서 협의 끝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권 시장은 “내년도 지방소비세 6%를 지방에 이양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대구는 내년도에 적자 재정”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 아이들만 무상급식을 안 한다는 시민사회, 학부모, 언론 여론을 수렴해 내년부터 하기로 한 것이다. 다른 세수 확보가 안 되면 예비비에서 지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권 시장은 지난 24일 대구시 확대간부회의에서 “올해 초등학교,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했다. 거기에 작지 않은 예산이 투입됐다. 내년도 고교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것은 참 어렵다”고 말해 논란을 만들었다. 권 시장의 무상급식 포기 선언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단체와 정당을 중심으로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대구시 최근 예산을 분석해 “최근 5년간 대구시 예산은 꾸준히 증가했고, 지방세도 증가했다”며 “대구시 총계 예산 대비 30%가 넘던 사회복지지출은 구·군 지원금을 제외하면 대구시가 직접 지출하는 비율은 고작 15% 남짓에 불과하다. 15%도 의무적으로 지출하는 의료급여비와 대구시 4개 사업소 등에 지출하는 것을 빼면 민간단체 이전경비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복지연합은 31일 다시 성명을 내고 “이번 합의로 17개 광역시도 중 홀로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하지 않은 유일한 지역이며 10년 가까이 전국 꼴찌라는 불명예를 벗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우리는 여전히 선별급식을 해야 하는 내년 고1, 2에 대한 무상급식 조기시행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구참여연대도 성명을 통해 “여전히 대구시는 전국 지자체들에 비해 더디고 전면적 실시까지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흡족하지 않다”며 “뿐만 아니라 대구 시민들은 오늘 이 약속마저 언제 후퇴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지우기 힘들다. 과거 후퇴를 거듭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구시와 시의회는 보다 강한 의지로 약속을 지키고 조금이라도 더 빨리 전면 실시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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