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지금이 위기, 손내밀 수 있는 건 국가 재정뿐”

포기하지 마세요, 희망의 손을 잡아주는 게 정부
현금성 직접 지원이 재정건전성 악화?
어려울 때 쓰라고 재정 유지...지금이 위기
재난기본소득은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
경제적 쇼크 왔을 때 국가가 손 내밀 역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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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상공회의소가 대구기업 33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기간 3월 11~13일)한 설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기업이 전체의 76.8%를 차지했다. 47%가 세제·세정 지원, 45.8%가 긴급 경영안정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설문 결과도 유사했다. 3월 11일부터 16일 대구경북 322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을 벌인 결과 75.8%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과반수의 업체가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시간을 단축(58.3%)하였으며 임시 휴업(21.4%)을 했다는 응답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카드사 매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구와 경북의 전체 카드사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42%, 27% 줄었다.

김부겸 의원(더불어민주당, 대구수성갑)은 2월 12일, 김영춘·김두관 의원과 함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검토를 촉구했다. 당시는 코로나19 확진환자가 28명이었다. 당시 정부는 예비비가 충분한 상황이라 추경을 검토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2월 18일 31번째 확진환자 발생 이후 대구 내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가 현실화됐다.

김부겸 의원은 19일 대구를 방문한 정세균 총리에 추경을 요청했다. 24일 대정부질의에 나선 김부겸 의원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구체적인 추경 편성을 요구했고, 3월 5일에는 직접적인 현금 지원을 요구했다. 임대료 직접 지원, 생계 위기 노동자에 대한 직접 소득 지원을 포함하고 있었다. 11조 7천억 추경 예산안에 대구경북지역 직접 지원 예산이 일부 포함됐지만, 지역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충분치 않다. 때문에 벌써 2차 추경편성이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한 달이 넘어서자, 지역 총선에 뛰어든 후보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직접 지원을 제안하고 있다. 재난기본소득, 재난극복수당, 긴급생계자금, 긴급생존자금 등 명칭과 지원대상은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재정만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생각은 일치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투입된 공적자금은 168조 원이었다. 당시 공적자금은 주로 금융권에 집중됐다. 외환위기라는 상황과 코로나19 사태는 전혀 다르지만,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뉴스민>은 21일 대구 수성못 일대에서 선거 운동 중인 김부겸 의원과 만나 코로나19 사태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물었다.

▲수성못 상화동산 앞에서 김부겸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부겸 의원은 “포기하지 마세요, 희망의 손을 잡아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선거를 앞둔 터라 제1 야당이 추경예산 확대에 부정적인 것은 제쳐두고, 기획재정부조차 현금성 직접 지원에 부정적인 상황에 대해 물었다. 김 의원은 “위기에 대한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당신들은 재정건전성을 이야기하면서 어려울 때 쓰기 위해서 재정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 어려울 때가 언제고, 지금”이라며 “현재로선 손을 내밀 수 있는 게 국가 재정뿐이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IMF 당시 공적자금을 160조 넘게 투입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추경 11.7조 원을 편성하는데도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특히, 직접 지원이 논란을 겪었다.

위기의 차이라고 봐요. IMF 사태 때는 사실상 우리가 부도가 난 거잖아요. 국가 부도가. 그 위기를 정부도 정권도 국민도 다 알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 피눈물 나는 구조조정을 다 받아들였어요. IMF도 그렇게 강하게 들이대었고, 재정이라는 게 당시 규모로 봤을 때는 큰돈이잖아요.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는데, 이번에는 어찌 보면 이 사람들이 아직도 옛날은 메르스처럼 자그마하지만 약간 뭐 충격이 있는 요런 정도로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감염병이라는 게 병 자체에 대한 방역은 정부가 어떻게든 해결해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감염병이 휩쓸고 간 이것이 얼마나 오래갈지에 대해서는 지금 모두 다 위기의식이 아직은 부족한 거예요. 제가 처음 2월 12일, 추경을 제의할 때만 해도 모든 사람이 비웃었어요. 저하고 김영춘, 김두관 의원이 실질적인 밑바닥에 가봐라, 사람들이 문을 열어 놨지만, 사람이 없고. 이대로 가다가, 눈에 뻔히 보이잖아요.

자영업자가 못 견딘다고 하고. 몇 군데 중소기업하는 분들을 만나보니까 사실 이 사람들은 자신의 사람들은 착각했대요. 중국이 어려움에 빠지니까 바이어들이나 이런 것들이 우리한테 오지 않겠냐. 그러다가 이런 사태가 터져버렸다. 31번 확진자가 나오면서 모든 게 다 끊어진 거죠. 우리 기업들이 어떻게 버텨요. 그 주름살이라는 게 현장에 지금 와 있는데 이런 데 대해서 대책을 세워 주고, 고민하는 내용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재난을 당한 국민들한테 국가가 뭘 해 줄 거냐고, 그 사람들한테 우선 포기하지 마세요, 희망의 손을 잡아줘야죠. 일어설 수 있는 그런 의욕을 잡아주라는 거죠. 그런 건 안 하고 주로 대출만기 연장, 감세, 한가한 소리를 한 거예요. 거기다가 직접 현금지원이 무슨 큰일 나는 것처럼 쿠폰 이야기를 해요. 쿠폰이 가서 한번 돌아가 올 때까지는 또 회임 기간이 있잖아요. 그렇게 돈처럼 쓰면 돌면서 신용을 창출해서 경제를 일으키는 것하고는 다른 개념이란 말이죠.

근데 이 사람들이 마치 그렇게 하는 것은 정부의 모럴해저드인 것처럼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미국 같은 나라가 어떻게 해요. 국민들한테 직접 돈을 주잖아요. 죄송한 이야기지만, 제1야당 원내대표께서 헬리콥터 머니냐, 돈을 갖다 뿌리듯이 그래 하겠다는 거냐고 비꼰 그다음 날에 미국에서 국민들한테 천 달러씩 주겠다고 했어요.

▲수성못 상화동산 앞에서 김부겸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도 현금성 직접 지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습니다.

그게 자기들의 아마 재정원칙이겠지요. 지금까지 고집해온. 말하자면 지금 경제 주체 중에서 여력이 있는 게 누굽니까. 가계, 기업, 정부 중에서, 사실 지금 기업은 여력이 없죠. 가계는 거의 다 몰락 직전이란 말이에요. 그러면 유일하게 버틸 수 있는 것은 정부 재정밖에 없어요.

정상적인 시기에 경제를 그렇게 운영하면 방만해질 수도 있고, 나중에 감당못할 국가부채가 늘어난다는 게 되지만 위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니까 그런 처방 밖에 안 나온다 이런 이야기죠. 기재부 공무원들이란 분들은 늘 아까 이야기한 재정건전성, 재원의 중립, 그러니까 돈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디서 빼 와야 된다는 이런 자신들의 원칙 비슷한 게 있어요. 국가채무는 40% 넘으면 안 된다.

그런데 이게 어디에서 근거한 지는 몰라도 위기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되어 있으면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거죠. 위기에 대한 인식이 메르스 때도 그랬어요. 그때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어요. 이럴 때는 그 사람들한테 ‘안심하십시오. 국가가 이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라는 싸인하나 주라는 거예요. 그런데 아직도 재정건전성만 따지고 있어요.

그래서 내가 지난 번 대정부질문할 때 당신들은 재정건전성을 이야기하면서 어려울 때 쓰기 위해서 재정은 항상 이렇게 유지해야 된다고 하는데 그 어려울 때가 언제고, 지금이라는 거죠. 사람들이 조금 있다가 만에 하나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으면 어떡하려고 그러느냐는 거죠. 그래서 가지고 있는 모범답안, 메르스 때 11조6천억, 이번에 천억 늘어서 11조 7천억을 내놓은 거죠.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치단체에서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까 국민들은 그거는 검토는 할 만한데 돈 100만 원씩 누구나 다 주는 거는 조금 아니라는 걸 볼 수 있었어요. 재난기본소득은 지금부터 논쟁해서 국민들이 어느 정도까지 무슨 큰 물 난리가 나고 그러면, ‘그 사람들한테 국가가 직접 지원해야 되는구나’ 하는 그런 상황 공유가 국민들한테 일어나리라고 봅니다.

어떤 식으로 제도를 설계하고 이게 지속 가능할지는 토론이 좀 필요하죠. 늘 그냥 돈을 막 찍어낼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국민들이 이렇게 필요하구나 합의한다면 하는 거야 뭐가 어렵겠어요. 그러나 아직은 좀 국민적인 토론과 합의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런 게 필요하겠다 까지는 어느 정도 사람들이 고개를 끄떡끄떡하잖아요. 그런데 100만 원 지급에 대해서는 반대가 높았어요. 결국 적정 규모의 재난기본소득에 대해서는 국민 여론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대구, 경북 분들도 보니까 옛날보다는 부정적인 게 많이 줄었어요.

토론을 빨리 해 보자. 근데 지금 당장 하자니까 대구경북에 대한 직접 지원하고 혼동돼 버리는 게 있어서 조금 분리해서 봤어요. 또, ‘소득’이라는 말에 거부감이 있다보니까, 재난기본수당, 기본지원 이렇게 쓰면 어떨까 해요.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분들은 자신의 철학을 이번 기회에 좀 관철하려고 하는데, 철학이 관철되려면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되죠. 오히려 저는 소득이 아니고 경제적인 이런 쇼크가 왔을 때 현재로서는 그걸 뒷받침할 수 있는 곳은 정부 재정밖에 없어요. 손을 내밀 수 있는 게 국가잖아요. 그리고 국가가 그런 역할을 한다는 거죠. 그래야 평상시에 자기가 세금 낸 것에 대한 효능감을 느낄 거잖아요. 다 죽고 났는데, 다 망하고 난 뒤에 융자받으라, 그거 무슨 의미가 있냐는 거죠.

코로나19 사태 추경안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 대단히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대구경북에 대한 직접 지원 방식의 실험을 거쳐 모범 사례를 만들고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해요. 그래서 2차 추경을 통해 재난기본소득 성격의 지원을 한다면, 현금으로 취약계층에 선별적으로 하는 게 국민 여론에 부합하지 않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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