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시의회 회의 중 비판 나오자 떠나버려

이진련 대구시의원, “생계지원 정치적 이용말라” 비판

11:51

코로나19 긴급생계지원 추경예산안 처리를 위해 긴급 임시회를 연 대구시의회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이 자신에 대한 비판 발언이 나오자 자리를 비우는 소란이 일었다. 권 시장은 이진련 대구시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자신을 비판하자 이 의원 발언 도중 본회의장을 벗어났다.

대구시의회는 25일 오전 코로나19 긴급생계지원 추경예산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었다. 대구시의회는 26일까지 양일간 추경예산안을 비롯해 생계지원 예산 마련을 위해 변경되는 기금운영계획안 등을 심사할 예정이다.

권 시장은 이날 추경예산안 제안설명을 위해 의회에 출석해서 “살아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살아있다는 것이 한없이 미안하다”고 운을 뗀 후 제안설명을 시작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위소득 100% 이하 약 46만 가구에도 긴급생계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금액도 50~90만 원 수준으로 다른 지자체에 비해 2배가량 많다.

문제는 권 시장이 제안설명을 마친 후에 발생했다. 이진련 대구시의원은 권 시장 설명 후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발언에 나섰다. 이 의원은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현재까지 있었던 대구시 행정·방역의 난맥상을 지적하면서 권 시장이 긴급생계지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시장께서 생계지원을 긴급하고 신속하게 집행하라는 문재인 정부 정책에 역행하고 대구시민들의 삶이 생존권을 아주 정치적인 계산법으로 무시하고 짓밟는 언행을 내뱉었다”며 “선거사무업무를 핑계로 총선 이후에 긴급 재난 자금을 지급한다고 하셨다. 상식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긴급, 시급을 그렇게 외치신 시장이시다. 지금쯤이면 모든 행정적, 실무적 논의가 끝나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며 “의회, 의결이 끝나고 나면 즉시 바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긴급재난지원 자금 4월 중순 넘길 생각 마시고 총선에 정치적으로 전략으로 이용하지 마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권 시장이 지난 23일 생계자금 지원 방안에 대해 브리핑하면서 지급일을 총선 다음날로 언급한 이후 1인 시위와 성명을 내며 비판을 해왔다. 이날 본회의장에도 민주당 시의원들은 “긴급재난자금 즉각 집행하라”는 피켓을 만들어 세워둔 채 권 시장을 맞았다. 권 시장은 이 의원의 발언이 계속되자 발언 중간에 홀로 자리를 비우고 회의장을 벗어났다.

▲회의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권영진 대구시장의 자리는 비어있다. 권 시장은 이진련 의원 발언 중에 회의장을 벗어났다.

권 시장은 이날 제안 설명에서 지급일 관련 논란에 대해서 새로운 설명을 내놓긴 했다. 권 시장은 “3월 30일 공고 후 신속하게 검증 과정을 거쳐 4월 10일부터 5월 9일까지 30일간 배부할 예정”이라며 4월 16일보다 6일 정도 앞당긴 지급일로 설명했다.

권 시장은 “말씀드린 일정은 접수, 검증, 배부의 모든 과정을 최대한 단축한 것”이라며 “접수와 검증, 카드 발급 배부하는데 물리적으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최소 한 달이 걸리는 걸 사정사정해서 20여 일 앞당겨서 4월 9일 저녁에 처음 카드 2만 개를 납품받아 10일부터 우편발송을 시작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회 내부에선 지난 17일 국회 추경 통과가 예상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카드 제작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한 행정을 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혜정 대구시의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은 “준비하는 데 한 달이 걸린다면 추경이 논의될 때 미리 준비를 시작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그 문제에 대해선 이미 여러 차례 문제제기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4.15 총선에 출마하는 정의당 후보들도 이날 의회를 찾아 피켓팅을 벌였다. 정의당은 의회가 추경안을 의결할 때 부대의견을 명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긴급생계자금 신청 공고를 앞당기고, 공고 직후부터 시작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외에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모든 방안을 동원해 긴급 전달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