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전 조선과 2016년 헬조선

2015년 인기 기사로 살펴보는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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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1 20:45 | 최종 업데이트 2016-01-01 20:45

2015년 유행한 신조어 헬조선. 지옥 같은 한국 사회를 일컫는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생겨난 의문이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조선시대를 살고 있는가?’

‘조선’이라는 국호의 기원은 이렇습니다. 1392년, 태조 이성계는 즉위한 바로 다음 날 명나라로 사신을 보냈습니다. 명나라 황제 주원장에게 새로운 왕조 승인 조서를 받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 주원장은 이성계에게 국호를 올리라고 지시합니다. 이성계는 ‘화령’과 ‘조선’ 두 가지를 올렸습니다. 주원장은 이성계 고향인 영흥의 옛 이름 ‘화령’ 대신 ‘조선’을 선택합니다. 이유는 주나라 무왕이 기자를 조선의 제후로 봉하였던 과거를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명나라의 제후국으로 충실히 따르라는 취지이겠죠.

2015년 탄저균 배달 사고가 생기면서, 미군 용산기지에서 15차례나 탄저균 실험을 진행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 법적 책임과 당사자 의사를 무시한 위안부 문제 한일협정을 정부는 연말 급하게 마무리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 조선에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때때로 조선왕조가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태종 3년인 1403년 5월 5일 경상도의 조운선 34척이 바다에서 침몰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종4품 무관 만호가 사람을 시켜 수색하니, 섬에 의지해 살아난 한 사람이 이를 보고 도망쳤다고 합니다. 쫓아가서 붙잡아 그 까닭을 물으니, “도망하여 머리를 깎고, 이 고생스러운 일에서 떠나려고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태종은 “책임은 내게 있다. 만인을 몰아서 사지에 나가게 한 것이 아닌가? 닷샛날은 음양에 수사일이고, 또 바람 기운이 대단히 심하여 행선할 날이 아닌데, 바람이 심한 것을 알면서 배를 출발시켰으니, 이것은 실로 백성을 몰아서 사지로 나가게 한 것이다”고 자책했습니다.

그러나 피해 정도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못해 신하들은 우물쭈물했는데요. 대략 피해상황이 쌀 만여 석, 천여 명이라는 대답이 돌아오자, 태종은 “쌀은 비록 많더라도 아까울 것이 없지마는, 사람 죽은 것이 대단히 불쌍하다. 그 부모와 처자의 마음이 어떠하겠는가? 조운하는 고통이 이와 같으니, 선군이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하여 도망해 흩어지는 것은 마땅하다”고 대답했습니다.

하여 태종이 육로 운반을 이야기하자, 한 신하는 “육로로 운반하면 어려움이 더 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태종은 “육로로 운반하는 것의 어려움은 우마의 수고뿐이니, 사람이 죽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말을 마쳤습니다. 태종은 선죽교에서 정몽주 살인 지시를 내린 이방원이다. 사고에 대한 책임을 왕이 지겠다는 태도, 무슨 일이 있어도 조선왕조실록의 토대가 되는 사초는 건드리지 않았던 조선이 2015년보다 뒤처졌다고 보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2015년 <뉴스민>에서 인기를 끌었던 기사를 통해 2016년 한 해를 내다보고자 합니다. 조회수 순으로 10편을 꼽았는데, 2016년에도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살펴보면 결국, 헬조선 탈출의 열쇠는 노동자 민중의 상상력과 힘이라는 생각이 들 텐데요. ‘사람이 미래다’는 말을 남발하고, 현실은 ‘명퇴가 미래다’가 되지 않으려면 매체와 이미지에 속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미약하나마 <뉴스민>이 그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2016년, <뉴스민>도 더 많은 상상으로 우리의 더 많은 몫을 찾아가겠습니다.

2015년

1.‘박근혜 비판 명예훼손’ 3년 구형, 둥글이 박성수 최후변론 (1)?-이제야 끝난 1심. 박성수의 싸움, 대통령 비판의 자유를 위한 싸움은 올 한 해도 이어집니다.
2.“동성애자라서 해고하고 집에 찾아와 ‘네 엄마도 알아야 한다’”?-신념으로도 해고가 가능한 세상, 벌써부터 8회 퀴어문화축제가 기대됩니다.
3.인디밴드 찰리키튼은 왜 동성로에서 상복을 입고 영정사진을 들었나?-모두가 예술을 누리고 창작할 수 있는 세상이 오겠지요?
4.영덕군민의 민주주의가 이겼다, 유권자대비 투표율 60.3%?-영덕핵발전소는 아직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핵발전 정책 전환의 최전선, 영덕을 올해도 기억합시다.
5.“대량해고 외면도 서러운데…” 아사히 해고노동자 남유진 구미시장 차에 치여?-아사히글라스 해고노동자는 아직도 공장 앞, 구미시청앞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6.408일 굴뚝 농성 마친 차광호, “자본과 싸움 끝나지 않았다”?-차광호를 포함한 스타케미칼 해고노동자들은 복직과 함께 올해 구미를 떠납니다. 그들의 2016년을 기대해봅니다.
7.박근혜 당선 3년, 대구 도심에서 900여명 “퇴진” 요구?-올해는 박근혜 대통령 4년차 입니다. 그나마의 목소리라도 내지 않는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펼쳐집니다.
8.고령군 장애인시설 둘러싼 공장건립 괜찮나??-주거권, 환경권, 님비라는 이름으로 무시당했던 권리, 고령 장애인시설은 이겼습니다.
9.“기독교 믿으라” 강요한 사장, 노조 생기자 “폐업하겠다”?-폐업을 남발하는 세상, 해고를 남발하는 회사. 결국, 노동자의 단결된 힘이 중요합니다.
10.경북대 사학과 교수 전원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2016년 한 해 바짝 만들어 2017년 보급을 앞둔 역사 국정교과서. 대안을 만들어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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