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문화전당 기획전 ‘나와 너: Self-reference/Other-reference’ 개막

대구지역 여성작가 7인 초대전
방역 위해 오프닝 없이 개막

12:35

대구 남구 대덕문화전당이 재개관 기념 두 번째 기획전 ‘나와 너:Self-reference/Other-reference’를 지난 19일 대덕문화전당 1, 2전시실에서 개막했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조미향, 정미옥, 이지영, 신은정, 류승희, 김재경, 김민수 등 여성작가 7인을 초청한 이번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백귀희 대덕문화전당 관장은 “방역 당국이 28일부터 실내 국공립시설의 운영을 재개토록 결정함에 따라 새로운 전시를 준비했다. 중진 여류 작가의 작품 세계를 바라보면서, 현대미술이 지니고 있는 문제의식과 목표를 공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재경 ‘산책’ 연작, 대덕문화전당 ‘나와 너: Self-reference/Other-reference’전. (사진=정용태 기자)

조미향의 작품은 밝지 않은 몇 가지 색이 중력 외에는 어떤 질서도 없이 화면을 덮고 있다. 신은정의 작품은 단일한 배경색 패널 위에 같은 모양으로 촘촘하게 종이 조각을 붙였다. 잘렸거나 갈려진 종이 틈으로 패널의 색이 드러난다. 김재경의 작품은 산책을 주제로 마을 모습을 담은 연작을 전시했다.

정미옥의 작품은 순차적으로 배열된, 단색화 느낌의 선들이 화면에서 둘로 나뉜다. 김민수의 작품은 만화 캐릭터, 민화, 전통 문양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영웅이야기 연작이다. 이지영의 작품은 도시공간 자체를 주인공으로 삼은 사진을 선뵀다. 류승희의 작품은 목탄과 오일스틱으로 자화상 같은 인물상을 그렸다.

이진명 비평가는 조미향 작가 작품을 두고 “자기의 몸과 마음이 가는 대로 그리고 뿌리고 훑으면서 ‘눈(eyes)’과 ‘정신(mind)’이 중심이 되어 현대미술의 의미를 이끌었던 그간의 통념을 바꾸고자 한다. 오히려 신체와 신체의 모든 기관과 감각이 서로 교통(交通)하면서 그린 그림”이라고 평했다.

▲조미향 ‘Layers of Moments’, 대덕문화전당 ‘나와 너: Self-reference/Other-reference’전. (사진=정용태 기자)

정미옥 작가에 대해선 “지성주의의 총아로 알려진 기하학적 추상 회화의 방향성을 바꾸는 데 일조한 대표적 현대미술가”라며 “순차적으로 차분해지는 색채의 배열이나 화면의 중심분할을 통해서 미묘한 환영의 깊이를 더해 기하학적 추상에 정서적 측면까지 가미시켰다”고 말했다.

신은정 작가의 작업에는 “세계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세계는 각자의 프레임으로 해석될 뿐”이라며 “반복된 작업의 노동과 우연과 필연의 조합으로 세계상의 ‘알레고리’를 추상적으로 현시해낸다”고 말했다.

김민수 작가에 대해서는 “이질적 요소를 하나로 화합시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남자와 여자 등 대립적 속성을 화합의 결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지영 작가를 두곤 도시공간의 고요함을 미디어로 연출하는 미디어아티스트라며 “모든 순간과 모든 공간은 사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작가의 예술철학에서 시작된 작업”이라고 평했다.

류승희 작가에 대해 “나(self)라는 자아는 고정불변하는 고유성인 동시에 타인과 세계로부터 끊임 없이 영향을 주고 받는 상호주관적 허무(nothing)일 수 도 있다. 이 둘 속에서 일어나는 끊이지 않는 진동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김재경 작가의 작업은 “평면 예술과 입체 예술이라는 구분을 모호하게 하면서 그동안 편견처럼 여겨졌던 미학 전반에 질문을 던진다. 쉽고 건전하며 완선(完善)한 일상을 예술 속에 주입하면서 긍정적 세계상의 모습을 극적으로 구현한다”고 말했다.

대덕문화전당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이번 전시의 오프닝 행사를 열지 않았다. 재개관 기념 첫 번째 기획전 ‘여경’은 코로나19로 개막 직전에 취소됐다.

문의) 053-664-3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