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부사장,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에 ‘욕설’에 ‘발길질’

노조, "평소에도 잦은 욕설...한국 노동자 무시"

11:34

한국게이츠 폐업 절차를 위해 공장을 찾은 게이츠 부사장이 공장 앞에서 농성 중인 해고노동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발길질을 했다.

노조 측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24일 낮 12시께 대구시 달성군 달성공단 내 한국게이츠 공장에 게이츠 본사 부사장이자 한국게이츠 청산 대리인인 A 씨가 찾아왔다. 게이츠 본사 관계자들이 공장 청산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공장 앞에서 농성 중이던 해고노동자들이 이들이 타고 온 차량을 막아서면서 마찰을 빚었다.

경찰이 출동하면서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A 씨는 공장 앞에서 농성장을 보수하던 해고노동자들에게 “꺼져(Fxxx out of here)”, “법원에서 쟤네 꺼지라고 했어(The court told them to get the fxxx out of here)” 등 욕설을 퍼부었다. 이 상황을 해고노동자들이 핸드폰으로 촬영하자 A 씨는 발길질까지 했다.

송해유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 사무장은 “폐업 후 청산을 위해서 대리인으로 부사장이 왔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복지기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도 수차례 욕을 해왔다. 오죽하면 저희가 욕하는 거까지 통역을 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라고 말했다.

송 사무장은 “노동자를 혐오하는 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영어로 욕을 하면 못 알아듣는다고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한국 사회 자체를 폄하하는 것일 수도 있다. 마음이 많이 언짢다”고 말했다.

법원이 한국게이츠 해고자들의 공장 출입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지난 23일부터 노조는 공장 밖에 천막 농성장을 꾸리고 농성 중이다. (관련 기사=‘한국게이츠 공장 출입 금지’ 판결···해고자들, “공장 밖에서 공장 사수”(‘20.11.23))

미국에 본사를 둔 게이츠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지난 6월 26일 달성군 소재 한국게이츠 사업장 폐쇄를 통보했다. 한국게이츠는 노동자들에게 희망퇴직을 요구하며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했고, 공장 폐업이 부당하다며 희망퇴직을 하지 않은 노동자 25명이 남아 농성을 벌이고 있다. (관련기사=“납품도, 이익도 있는데 노동자만 잘리나요?”(‘20.7.29))

이후 권영진 대구시장, 김문오 달성군수, 대구시의회, 달성군의회 등이 나서 게이츠 본사에 공장 재가동을 요구하기도 했다. 국정감사에서도 한국게이츠 폐업 사태에 정부 책임을 촉구하는 지적이 나왔다. (관련기사=임종성 의원, “한국게이츠 사태 ‘콜트콜텍’과 판박이···정부 책임 있다(20.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