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이츠 ‘흑자 폐업’ 200일, “사람 먼저, 노동존중 세상 어디에?”

"흑자 폐업 수수방관···'먹튀 폐업' 규제 만들어야"

14:33

한국게이츠가 갑작스럽게 폐업을 통보하고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지 200일째다. 금속노조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한국게이츠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11일 오전 10시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흑자 폐업 먹튀 자본의 횡보를 방치하는 정부 여당을 규탄한다”며 “2021년 끝장 투쟁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매년 흑자를 기록하던 한국게이츠가 지난해 6월 26일 폐업을 통보하자, 달성군, 달성군의회, 대구시, 대구시의회는 게이츠 본사에 폐업 철회를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역시 중앙당에 한국게이츠 폐업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이 한국게이츠 사태에 대한 정부 책임을 지적했지만, 이후 여론의 관심은 식었다.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은 지난 200일 동안 공장을 지키며 폐업 철회를 요구하고, 한국게이츠 부품을 납품받는 현대차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해왔다. 또, 외국인 투자 기업의 이른바 ‘먹튀 폐업’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 보완 장치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채붕석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장은 “국정감사 이후로 모두가 이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다. 정부 여당, 고용노동부, 대구시 역시 마찬가지”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 집권 여당은 무얼 하고 있나. 죽어가는 노동자를 위해 본인의 임무를 충실히 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제 공장을 지키는 투쟁이 아니라 전국을 다니며 우리 투쟁을 알리고, 우리와 같은 투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동자들이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투쟁을 만들 것”이라며 “블랙스톤에 투자한 국민연금, 수수방관하는 정권을 향한 투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당장 지역 제조업 일부라도 한국게이츠와 같은 행각을 벌인다면 지역 고용불안은 걷잡을 수 없다. 이런 흑자 폐업이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노동자의 목숨으로 장난치는 외투 자본을 제대로 규제할 수 있도록 투쟁할 것이다. 정부 여당은 말로만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살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데 지금 당장 나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