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택배 김천영업소, 택배노동자와 고용 문제 갈등

노, "고용 승계" vs 사, "개인사업자 간 계약 체결"

19:58

경북 김천 한진택배 한 영업소와 택배노동자들이 고용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는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이 노조 무력화 목적으로 기획됐다고 주장하고, 영업소 측은 새로 영업소를 맡은 소장과 택배기사가 개별적으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10일 오전 10시 전국택배노조 대구경북지부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택배 김천영업소는 집하 금지로 물량을 차단하고, 새로운 계약을 종용하면서 사실상 조합원을 해고했다”며 “일련의 과정은 노조 무력화 목적을 가지고 기획적으로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조와 영업소 측 주장을 종합하면, 한진택배 A 김천영업소는 택배노동자 사회적 합의에 대한 택배노조 찬반투표가 열리던 지난달 27일 집하 금지 조치를 내렸다. A 영업소는 소장 개인 사정으로 2월 7일 폐업 예정이었다. 소장은 폐업 때까지 집하 금지를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전국택배노조 한진김천지회는 집하 금지 철회를 요구했다. 그 과정에서 A 영업소는 폐업하고 B, C 두 곳으로 쪼개져 새로운 영업소가 들어섰다. 두 곳 중 택배노조 조합원들은 B 영업소 소속이 됐다. 새로운 B 영업소장은 조합원을 포함한 택배노동자들에게 계약을 위해 개별 면담을 하자고 요구했다.

반면 노조 조합원들은 노조와 공식 면담을 요구하면서 소장의 개별 면담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결국 소장은 지난 5일 조합원 3명에게 문자로 “취업 의사가 없는 거로 간주하겠습니다”고 통보하고, 이후 신규 택배 기사 2명을 채용했다.

김태화 한진김천지회장은 “조합원들이 저에게 면담을 위임하고 노조와 공식 면담을 요구했는데, 개별 면담을 하지 않았다고 계약해지 통보인지 뭔지 정확하지도 않은 문자를 보냈다”며 “기존에 일하던 사람을 고용승계하는 것이 맞다. 일하는 사람이 있는데 의사를 묻지도 않고 신규 채용하는 것은 절차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영업소 측은 개인사업자인 택배노동자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임 영업소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저는 새로운 소장이고, 기사님들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개인사업자끼리 계약이니까 제가 직접 개별 기사님들을 만나보고 하는게 맞다”며 “노조 지회장에게 일임하겠다고 하는데, 지회장은 심지어 다른 영업소 소속”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노조와 새로온 소장은 면담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영업소 측은 계약을 맺지 못한 조합원들과 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신규 인력이 있어서 물량을 나누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 측은 물량을 나누면 생계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사실상 계약을 맺지 않겠다는 주장이라고 대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