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청문회] 포스코 위험성 평가 보고서 조작 정황 확인 돼

포스코, 사내 긴급 메일 보내 보고서 수정 지시
최정우 회장, "전적으로 사과···그런 일 있다고 해서 확인 중"

18:38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과 청문회를 앞두고 위험성 평가 보고서 조작을 지시한 정황이 확인돼 청문회에서 사과했다.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포스코가 위험성 평가 보고서를 조작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확인됐다. 위험성 평가 보고서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에게 주어진 위험성 평가 의무에 따라 작성해 고용노동부에 제출되는 보고서다.

강은미(정의당, 비례),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마포갑) 등이 청문회에서 공개한 포스코 사내 메일 내역 중에는 ‘긴급 수정 요청, 위험성 평가 미흡 사항 관련 추가 보완 요청’이라는 제목의 메일이 있다. 해당 메일에는 ‘고용노동부 감독에서 위험성 평가로 지적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수정 부탁드린다’고 적혀 있다. 수정 항목에는 오타, 문맥 수정뿐 아니라 ‘위험 등급 임의 조정’도 있다.

애초 최 회장은 “위조나 속이는 내용이 아니라 자료 내용 중 오탈자를 수정하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조작 의도를 부인했다.

하지만 강 의원이 “이번 감독 시 위험성 평가로 지적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수정하라는 문구가 있다. 지적되지 않도록 하라는 건 내용을 바꾸라는 거 아니냐”며 “나중에 사과하지 말고 지금 사과하라”고 추궁했다.

이에 최 회장은 “위원님 말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노웅래 의원도 “위험성 평가 보고서를 조작한 것 인정하느냐”며 “사내 긴급 메일로 위험성 보고서 조작을 지시하고, 수정 사항은 빨간색으로 해서 지시했다. 2018년, 2019년 위험등급까지 조정하도록 하는 것은 명백한 조작 행위”라고 꼬집었다.

최 회장은 “앞서 제가 사과를 드렸다”며 “그런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