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기 ‘대구시청 10층’ 고군분투 담은 책 출간

이경수 영남대 교수, 정해용 전 대구시 정무특보 공동 집필

17:47

지난해 2월 18일 31번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대구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의료계 전문가와 대구시 공직자가 함께 쓴 책이 발간됐다. 대구시 비상대응본부 상황관리반장을 함께 맡았던 이경수 영남대 교수(예방의학)와 정해용 전 대구시 정무특보가 당시의 좌충우돌을 <대구가 아프다, 그러나 울지 않는다>에 담아냈다.

▲대구시 비상대응본부 상황관리반장을 함께 맡은 이경수 교수(왼쪽)와 정해용 전 대구시 정무특보가 함께 책을 펴냈다.

책은 이경수 교수의 제안으로 준비됐다. 이 교수는 “몇 달을 충혈된 눈과 처진 어깨를 맞대고 전쟁터 같았던 시청에서 함께했던 공무원과 의사회 임원의 모습을 논문이나 연구보고서에는 도저히 담아낼 재주가 없어” 가벼운 에세이 형식으로 글을 풀어내기로 했다.

이 교수는 함께 상황관리반장을 맡으며 ‘지지고 볶았던’ 정해용 전 특보에게 함께 쓰자는 제안을 했고 정 전 특보는 “그럴 자격이 있는지 생각도 않고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예스’를 외쳤다”고 한다. 정 전 특보 “우리가 경험했고 밤새워 고민했던 대구와 코로나19에 관한 것을 당시 상황반장이라는 이유로 지켜보고 들었던 자신감 하나만으로 써 내려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책은 지난해 2월 18일 밤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이 교수는 “시청으로 자정까지 좀 들어와 주셔야겠다”는 김영애 당시 대구시 시민행복교육국장의 전화를 받은 후 ‘전쟁 같은 상황’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날부터 이 교수는 정 전 특보와 함께 확진 환자 입원 치료 지침 변경, 생활치료센터 도입, 드라이브 스루 도입 같은 중요한 지점들에서 역할을 했다.

이 책은 공공기관이 내놓는 정제된 백서와 달리 당시 현장의 한가운데 있던 인물들이 겪은 좌충우돌을 이야기 형식을 펴내 ‘발생한 문제’와 ‘해결 방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미덕을 갖고 있다. 책은 이 교수와 정 전 특보가 각자의 위치에서 의기투합하고 때로는 다투기도 하며 긴박하게 지나온 2020년 2월, 3월의 대구시청 10층을 보여준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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