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의료공공성 파괴 그리고 의료영리화

[연재-의료영리화·노동탄압의 첨병, 경북대병원을 진단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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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1 14:58 | 최종 업데이트 2016-03-21 14:58

[편집자 주] 해고된 경북대병원 주차관리 노동자들은 6개월째 복직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병원은 묵묵부답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북대병원은 노동조합 간부에 대해 징계, 해고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면서 직원식당 등에 대한 외주화, 일방적인 취업규칙 변경으로 의료서비스 질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뉴스민>은 경북대병원대구지역대책위와 함께 6회에 걸쳐 경북대병원의 실상을 진단하고 ‘의료공공성’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영화 '식코' 중 한 장면.
▲영화 ‘식코’ 중 한 장면.

수년 전 미국의 ‘강남좌파’라 불리는 마이클 무어의 다큐 ‘식코(sicko)’가 장안의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다는 미국에서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 마주하는 의료보험의 실상을 고발한다. 공장에서 일하다가 손가락이 잘려도 병원비가 너무 비싸 치료를 하러 병원에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이 그토록 ‘해방’을 시켜 인민들에게 ‘자유’를 선사하고자 했던 쿠바는 방문한 외국인에게도 무료로 치료해준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현대사회에서 위생과 식생활의 발달로 인간의 기대수명이 늘어난 만큼 의식주 이외에도 ‘의료’가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 조건이 됐다. 현대과학문명의 발달로 모든 사람이 문명의 혜택을 당연히 누려야 하고, 인간의 존엄이 어느 때보다도 존중되어야 하는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지구상에 몇 안 되는 사회주의 나라와 유럽 사회민주주의 나라에서 무상의료를 보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사회는 구성원 대다수가 필요할 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국민건강보험보장률2

지금 인간이 당연히 누려야 할 의료서비스 권리는 사회적 부의 차이에 따라 상당히 제약당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현재 건강보험 보장률은 62%로 취약하다. 미약한 ‘의료공공성’마저 거대 독점자본의 이윤추구라는 광기 앞에서 파괴되어 가고 있다. 즉, 공공병원마저 필요한 사람에 대한 보편적인 의료서비스 제공보다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의료현장에서 비정규직 채용의 확산, 비용절감을 위한 해고, 의사성과급제와 인센티브제도 도입 등의 의료영리화가 만연하다. 이것은 의료서비스 가격 폭등을 초래하여 민중들의 의료권에 대한 접근을 더욱 어렵게 한다.

주류경제학은 ‘시장의 실패’ 근거의 하나로 ‘외부효과’를 강조한다. 즉, 어느 한 재화에 대한 소비가 한 개인의 소비로서 끝나지 않고 사회 구성원 전체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의료분야에서 한 사람의 특정한 감염성 질병의 노출은 사회 전체 구성원에게 미칠 수 있으므로, 구성원 전체에 대한 감염예방 조치가 중요하고, 이 소비는 많으면 많을수록 사회전체에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병원의 영리추구를 금지하고 공공영역으로 유지한 주요 논거 중의 하나였다.

따라서 의료법상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은 의료행위에 집중하고 사회구성원의 의료권을 보장하기 위해 영리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김영삼 정부 이후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 정책은 의료부문에서 영리화를 추가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장애물을 제거해 왔다. 의료영리화의 핵심적은 ‘의료기관의 부대사업 목적의 영리 자법인 설립 허용’, ‘원격 진료 허용’, ‘의료기관 인수합병 허용’ 등이다.

자본주의 초기 의학 분야에 대한 연구와 많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일정한 규모의 자본이 필요했는데, 이를 감당할 사적 자본이 부재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어느 정도 독점자본이 나타났고, 이 독점자본은 기존의 영역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이윤 추구를 보장해줄 공적인 영역에 눈을 돌리면서 의료분야까지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나타난 의료공공성 파괴와 의료영리화는 독점자본과 이를 대변하는 국가권력의 신자유주의 정책의 결정판이다. 따라서 의료공공성 파괴와 의료영리화는 궁극적으로 가진 것이 없는 다수의 사람에게 의료서비스 접근 장벽을 높이면서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둘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사회구성원들은 생존을 위한 조건으로서 건강에 관련된 보건의료권을 당연한 권리로 주장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서비스산업의 질이 그러하듯, 양질의 서비스제공은 양질의 인력 제공이 필수적이다. 지금 대형병원이 벌이는 비용절감을 위한 인력감축, 노동조건 저하가 도리어 의료 서비스 질 저하를 가져온다는 것이 명약관화하지 않는가? 사람의 목숨과 건강까지 담보로 삼아 이윤추구에 몰두하려는 이 사회는 벼랑 끝에 선 것 같다.

경북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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