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노조, 무기한 파업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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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6시 경북대병원 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2015년 이후 8년 만의 파업이다. 노조는 인력 충원과 실질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병원 측은 기재부 인력 통제, 공공기관 경영평가 총인건비 통제를 이유로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노조는 10일 저녁 경북대병원 본관 앞에서 파업 전야제를 벌였다. (사진=민주노총 대구본부)

11일 오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는 경북대병원 본관 앞에서 ‘파업돌입 기자회견 및 출정식’을 열었다. 경북대병원 노사는 지난 7월 26일 교섭을 시작한 뒤 10차례 본교섭과 9차례의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10일 최종교섭에서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관련기사=경북대병원노조, 11일 공동파업 돌입…91.7% 찬성(‘23.10.07.))

노조에 따르면 파업출정식에는 응급실‧중환자실 등 필수유지 인력을 제외한 800명 이상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노조는 ▲필수인력 충원 ▲불법의료근절 ▲실질임금 인상▲노동개악 저지 및 병원 개악안 철회 ▲직무성과급제 도입 중단 ▲근무조별 간호사 1인당 환자수 축소와 그에 따른 간호인력충원 ▲의료민영화 저지 및 의료공공성 확대를 걸고 병원과 교섭을 진행했으며 정부에도 임금 및 인력통제 해제, 의료민영화 및 직무성과급제 도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이들은 투쟁결의문에서 “경북대병원은 2년 미만 신규 간호사 퇴직이 70%가 넘을 정도로 임금과 노동조건이 열악하다. 인력 충원이 매우 절실하다. 사측은 2020년부터 2022년 3년동안 노사합의한 인력 52명을 아직까지 충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22년 물가인상률은 5.1%이지만 국립대병원의 3년 평균 임금인상률은 평균 1.4%에 불과하다. 경북대병원 측은 노동조합 활동 축소, 복지성 임금 축소 등 개악안만 내놓고, 정부의 임금 및 인력통제를 핑계삼아 노동조합의 요구안을 거부하고 있다”고 파업 이유를 밝혔다.

우성환 경북대병원분회장은 “우린 공공병원 노동자로서 코로나19라는 전세계적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지켜냈다. 하지만 점심식사도, 화장실도 제때 가지 못하는 간호사의 현실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며 “병원 집행부는 기재부 핑계를 대며 인력충원을 거부하고 자동승급 폐지, 하계휴가비 폐지, 귀향보조비 폐지 등 개악안만 쏟아냈다. 이번 파업은 과로와 불법의료로 점철된 현실에 실망하며 병원 현장을 하나둘 떠나가는 동료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분회도 의료 공공성 강화와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나섰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