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부터 이틀간 대구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한다. 12월 6일에는 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일 파업에 들어간다. 총파업 시작을 앞두고 노동조합은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천막을 치는 과정에 대구교육청 직원들과 노조 간 충돌이 발생했고, 천막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다. 천막농성은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인천, 광주, 대전, 충북, 경남, 전북, 울산, 제주 등 대부분 지역에 천막 설치가 완료됐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교육부 및 17개 시·도교육청과 집단임금 교섭을 시작했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 이와 별개로 대구는 지역별 지부가 각 시·도교육청과 진행하는 단체 교섭에서도 3년이 다 되어가도록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구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대구학비연대회의) 소속 노동자들은 대구교육청에 단체교섭에 적극 임하라고 요구하며 21~22일 이틀간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관련기사=“맨밥 먹고, 깁스하고 일합니다”···삭발로 호소하는 대구 급식노동자 (‘24.11.06.)]
20일 오전 10시 대구교육청 앞에서 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18개 공동 주최로 ‘대구학비연대회의 총파업 지지 기자회견’이 열렸다. 노조는 기자회견 1시간 전 대구교육청 정문 계단 위에 천막 설치를 시도했고, 교육청 직원들이 막아서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교육청 측은 다른 곳에 설치할 것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 천막 일부가 부서지면서 노조 측은 보상을 요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이 시작한 뒤 계단 아래 천막 설치를 완료했다.
대구학비연대회의는 기자회견문에서 “3기 단체협약 교섭을 시작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대구교육청과 강은희 교육감은 제대로 된 안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수용거부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우린 전국 최고수준의 단체협약을 원한 것도 아니고 전국 최하위 수준만이라도 벗어나고자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타 시도는 현재 4기 단체협약을 갱신하는 지역이 있을 정도인데, 대구는 3기 단체협약조차 체결하지 못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현재 노동조건도 전국 꼴찌인데, 교섭상황마저도 전국 꼴찌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정경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장은 “합법적으로, 정당하게 쟁의행위 기간에 농성을 하려는 노동자를 대구교육청이 폭력적으로 막아서고, 물품까지 파손했다. 전국의 모든 교육청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음에도 대구만 폭력적으로 막아선 상황”이라며 “이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를 바라보는 대구교육청의 시각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서춘화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장도 “이 나이가 되면 산전수전 다 겪어서 웬만한 일에는 눈물이 안 난다. 그런데 오늘 교육청 바닥에서 눈물이 난다. 쟁의권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천막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대구 교육청 소속으로, 우리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0일 전교조 대구지부는 파업지지 성명을 내 “교원정원 감축, 지방교육재정 축소 등 학교교육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대구교육청이 할 일은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학교교육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실무원·조리종사자·학교 청소노동자·경비 등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하는 것. 교육노동자 누구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인력을 지원하고, 환경을 조성하는 것. 모두 필요한 일이며 교육당국이 당연히 해야 할 책무”라고 강조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