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님, 베트남 설 연휴에 다낭시청은 왜 갔나요?

대구 구·군의회 의장협의회, ‘15년 해외연수 일정 의문
2월 23일 “다낭 시청” 방문...23일은 베트남 설 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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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2 19:19 | 최종 업데이트 2016-05-06 08:25

‘대구광역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가 지난해 2월 다녀온 베트남 다낭 해외연수가 온전히 관광성 외유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수 일정 중 유일하게 ‘공적’ 일정으로 볼 수 있었던 다낭시청 방문 역시 의아스러운 점이 발견됐다. 의장단이 다낭시청을 방문한 날(2015년 2월 23일)은 설 연휴로 베트남 관공서의 휴무일이었다.

대구 의장협의회는 지난해 2월 22일부터 27일까지 대표적인 베트남 휴양 도시인 다낭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채명지 달성군의회 의장을 제외한 대구 7개 구의회 의장 7명(임태상 서구의장, 이만규 중구의장, 배문현 남구의장, 허진구 동구의장, 하병문 북구의장, 김진환 수성구의장, 배보용 달서구의장)이 연수에 함께했다.

협의회는 연수 비용으로 항공료 469만 원 등 모두 1,260만 원을 사전 지출했다가 연수를 떠나기 일주일 전 미참석자(채명지 의장) 여비 95만여 원을 되돌려 받았다. 실제로 연수를 떠난 7명이 1인 평균 166만 원을 사용한 셈이다.

▲구군의장협의회 2015년 베트남 다낭 연수 일정표.
▲구·군의장협의회 2015년 베트남 다낭 연수 일정표. 23일 다낭 시청사 방문 일정을 제외하면 모든 일정이 관광 일정이다.

이들은 22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이날 늦은 밤 다낭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본격적인 일정은 23일부터 진행했다. 이동하는데 시간 대부분을 쓴 22일과 27일을 제외하면 연수 일정은 사실상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이 전부다. 나흘간 일정을 보면 23일 중식 이후 약 1시간 동안 다낭시청사 방문을 제외한 모든 일정이 관광이다.

다낭시청사 방문은 관광 일정 사이에 홀로 ‘연수’ 구색 맞추기로 끼워진 인상이다. 그런데 <뉴스민> 확인 결과 구색 맞추기로 끼워 넣은 이 일정 조차도 의문스러웠다. 의장협의회가 시청사를 방문하기로 한 23일은 베트남 설 연휴 마지막 날로 근무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의장협의회가 이날 시청사를 방문했다면 근무하는 사람도 없이 텅 빈 시청을 방문했다는 의미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2월 19일 베트남 설날을 전후해 9일(15일~23일) 동안을 휴무로 정했다. 앞서 우리 외교부는 베트남 설 연휴 일정을 파악하고 관계 기관과 민간 기업에 참고하라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역시 베트남 설 연휴 일정을 공개하고 업무에 참고하라고 전했다. 그런데 대구 구·군의회 의장협의회가 하필이면 이날 시청을 방문한 것이다.

▲베트남 설 연휴 운영 일정을 안내하는 외교부 자료
▲베트남 설 연휴 운영 일정을 안내하는 외교부 자료

임태상 의장협의회장(서구의회 의장)은 "연휴 맞지요. 일 안 해도 사람은 있더라. 관리하는 사람이 있던데, 대구에서 교환 학생도 해서 사정도 잘 아는 사람이 나와서 그 사람하고만 돌아가는 상황이라든지 이런걸 이야기하고 나왔지"라며 "지금껏 해외 가서 방문이라고 하는 건 다 그런 식으로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임태상 협의회장은 "일정에는 없었지만, 장애인 시설도 방문해서 기념품도 주고받고, 향후 협력 계획도 의견을 나눴다"고 덧붙이면서 당시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임 협의회장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회의실로 보이는 장소에서 배문현 남구의장을 제외한 의장 6명과 다낭시청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함께 있다.

임 협의회장은 "(연수가)절차적으로 미흡하다는 것을 지적하면 인정한다"며 "하지만 정해진 것이 없는데 이런 식으로 어프로치(접근)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게 아니다. 미흡한 제도 보완으로 처리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임태상 협의회장이 공개한 기념 사진. 가운데 임태상 협의회장을 중심으로 왼쪽 방향으로 하병문 북구의장, 배보용 달서구의장, 허진구 동구의장, 이만규 중구의장, 김진환 수성구의장이 보인다.
▲임태상 협의회장이 공개한 기념 사진. 가운데 임태상 협의회장을 중심으로 왼쪽 방향으로 하병문 북구의장, 배보용 달서구의장, 허진구 동구의장, 이만규 중구의장, 김진환 수성구의장이 보인다. [사진=임태상 협의회장 제공]

하지만 베트남 현지 교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의장협의회 일정은 억지스러운 면이 많다. 베트남 호찌민시 인문사회과학대학교에서 베트남문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권현우(33) 씨는 "베트남 설 연휴 기간에 베트남 정부 기관과 만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일반 여행은 물론이고 베트남의 어떤 단체와 교류할 때도 설 연휴 기간을 피할 수밖에 없다"고 현지 사정을 설명했다.

권 씨는 "최근 베트남 지방 정부와 한국 지자체간 교류 사업이 활발한데, 내실있게 진행되고 있는지 걱정이 된다"며 "보여주기식 행정이나 실적 올리기 위한 허울 좋은 국제 교류보단 진심을 기반으로 교류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구·군의회 의장협의회가 예산을 협의회 운영 목적과는 달리 협의회 회원인 의장들의 개인적 용도로 사용된다는 사실이 지난달 29일 확인됐다. 대구 구·군의회 의장협의회는 2014년부터 올해 4월까지 약 2천만 원을 사용하면서 90%가량을 해외연수, 명절 선물 구입, 화환 구입 등 개인적 필요로 사용했다. (관련 기사=해외연수’, ‘명절선물’…의장님들 ‘멋대로’ 쓴 기초의장협의회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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