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경주지부-사용자협의회, 집단교섭 이후 12년째 공동 사회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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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경주지부와 경주지역 금속 사용자협의회가 12년째 함께 조성한 사회공헌기금을 지역사회에 전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역 단위에서 노조와 사용자 측이 함께 사회공헌 활동까지 이르게 된데는 경주에서 활성화된 집단교섭 영향이 크다. 집단교섭을 통해 사업장 간 노동조건 격차를 줄일 뿐 아니라 함께 사회공헌 활동에도 나서면서 지역사회에도 선순환 효과로 이어진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지난 18일 오후 1시 금속노조 경주지부와 경주지역 금속 사용자협의회는 제12회 노사가 함께 하는 사회공헌기금 전달식을 열었다. 이후 집단교섭 상견례도 진행했다.

▲18일 오후 1시 사회공헌기금 전달식이 열렸다.

집단교섭은 교섭력이 약한 개별 사업장의 교섭력 강화, 양극화 해소 등에 유용한 제도다. 2000년도부터 시작한 경주지부 집단교섭은 최근 들어서 참가 사업장이 추가되는 등 확장되는 추세다. 최근 사업장 내에서 다수 노조가 돼 집단교섭에 참여하게 된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는 과거 기업별 교섭 상황에서보다 강화된 교섭력을 통해 노동조건 향상도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주 지역 노사는 집단교섭 체계를 기반으로 사회공헌에도 나서고 있다. 이들은 업체마다 종사자 수에 비례하는 기금을 모으고, 사회공헌기금 노사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매년 후원단체를 선정한다. 사회공헌기금은 노사가 2013년부터 조성한 기금으로, 지난 12년간 약 6억 7,000여만 원을 모았다.

매년 조성된 기금 약 5,000~7,000만 원이 지역사회에 지원됐으며, 2023년에는 지역 12개 업체 노사가 기금조성에 참여해 약 8,300만 원을 조성했다. 조성 기금이 다소 오른 것은 신규 업체가 조성에 참여했고, 업체마다 물가를 고려해 기금을 좀더 상향했기 때문이다.

올해 사회공헌기금 조성에 참여한 업체는 다스(1,100만 원), 에코플라스틱(1,100만 원), 엠에스오토넥(1,100만 원), 현대아이에이치엘(1,100만 원), 현대성우쏠라이트(700만 원), 세진(700만 원), 우영산업(600만 원), 일진베어링(600만 원), 디에스시(500만 원), 금강(200만 원), 아이티더블유(200만 원), 명성공업(200만 원), 엠에스정밀(200만 원)이다.

올해 기금은 경주이주노동자센터, 경주교육지원청(장학금), 경주여성노동자회, 경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경주성애원, 경주시장애인단체협의회, 나눔행복기금에 전달됐다.

정진홍 금속노조 경주지부장은 “이 시대에 요구되는 경영이 ESG라고 한다. 저는 오늘을 S(social)에 해당하는 창의적 책임과 연대 관계를 맺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환경에 놓인 곳이 많아 지원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저희 작은 재원과 마음이 잘 전달돼 전달받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행복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회사 측 대표인 이강훈 디에스시 전무는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노사가 공동으로 마련한 기금이 경주 지역 소외계층에 잘 전달되어 조그만 희망이라도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