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의원, 술 먹고 통합관제센터 찾아가 “CCTV 보자”

경찰 "열람 불가능 정보 보려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14:06

구상모 대구 달서구의원(아선거구, 새누리당)이 심야에 술을 먹고 보안시설인 대구시 CCTV를 보겠다며 통합관제센터에 들어가 보안요원과 실랑이를 벌여 경찰이 출동해 조사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CCTV통합관제센터 등에 따르면 구 의원은 지난달 26일 오전 1시 50분께 남구 대명동에 있는 대구시 CCTV통합관제센터에 찾아가 자신이 달서구의원임을 밝히고 모니터를 확인할 수 있는 통제장소에 들여보내줄 것을 요구했다.

CCTV통합관제센터는 모니터 관제요원, 경찰, 공무원 등 200여 명이 근무하면서 교통, 재난, 쓰레기투기, 방범용 CCTV 등 6,000여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중요시설이다. 따라서 일반인 출입은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당시 보안요원은 통합관제센터가 주요 보안시설이므로 인가권자 이외의 출입이 불가하다고 밝혔지만, 구 의원은 이에 항의하며 30분가량 실랑이를 벌였다.

CCTV통합관제센터 관계자는 “당시 구 의원 신분을 밝혔지만 폭행이나 갑질에 해당하는 행동은 없었다”며 “다만 술 냄새가 나고 혀 꼬부라진 모습이어서 주정을 부리고 있다고 판단해 관제센터에 근무하는 경찰관에게 신고했다”고 밝혔다.

▲구상모 대구 달서구의원 [사진=달서구의회]
▲구상모 대구 달서구의원 [사진=달서구의회]

당시 관제근무를 서던 경찰관은 구 의원에게 “술 마시고 이러시면 안 된다. (출입하려면) 정식 절차를 받아야 한다”며 퇴거를 요구했지만, 구 의원은 핸드폰을 꺼내며 “녹음하겠다. 책임질 수 있겠느냐. 소속과 이름을 대라”고 말했다.

이 경찰관은 실랑이가 이어지자 경찰에 신고해 동대명지구대 경찰관 2명이 출동했고, 구 의원은 이들에게도 “녹음하겠다. 소속과 이름을 말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달서구청 공무원으로 보이는 2명이 관제센터로 왔고, 이 중 한명과 이야기 나눈 구 의원이 2시 20분께 관제센터를 벗어났다.

당시 구의원과 상대한 경찰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열람 불가능한 정보를 보려하는 것은 법에 저촉되고 수사와 같은 법에 의한 공무상황에만 열람이 가능하다”며 “황당하다. 조선시대 암행어사도 아니고…”라고 밝혔다.

구 의원은 경찰에 자신이 CCTV통합관제센터를 찾은데 대해 “구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달서구 관제가 잘 되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뉴스민>은 구상모 의원과 수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메시지를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