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의장 선거 안갯속?···‘이만규 연임 반대’ 단일 후보 나올 듯

김대현·이재화·하병문, “단일화 공감 이뤄” 
이만규, “아직 출마 결정 안 해···이번주 중 결정”

15:43
Voiced by Amazon Polly

후반기 대구시의회를 이끌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치열한 물밑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엔 이만규 의장(중구2)의 연임 가능성이 꾸준하게 언급되지만, 여기에 맞서는 대항마가 마땅치 않다는 평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뉴스민> 취재 결과 최근 이 의장 연임만은 막아야 한다는데 경쟁 후보들이 뜻을 모아서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대구시의회는 오는 10일부터 진행되는 309회 정례회에서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다. 25일 의장·부의장을 선출한 후 26일 각 상임위원장, 27일 운영위원장을 선출하는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 대구시의회 회의규칙에 따르면 선거일 2일 전 저녁 6시까지 후보자 등록을 해야 해서 의장에 나설 이들은 22일 저녁 6시까지 등록을 마무리해야 한다.

의회 내에서 이만규 의장이 연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1일 이 의장이 공직선거와 상관없이 북콘서트를 연 것도 의장 선거 정지작업이란 해석이 나온다. 북콘에는 홍준표 시장까지 참석해 축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집행부가 ‘러닝메이트’라는 우스개까지 나온다.

시의회는 홍 시장 임기 이후 ‘홍준표 거수기’라는 비판을 내외에서 끊임없이 받아왔고, 평가처럼 이 의장은 홍 시장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골프 애호가인 홍 시장과 이 의장이 종종 함께 라운딩을 하고, 그 모습이 목격됐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곤 할 정도다. 대구시가 연속해 개최한 공무원 골프대회에도 이 의장이 참석해서 홍 시장과 같은 조를 이루기도 했다.

다만 이 의장은 현재로선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의장은 3일 <뉴스민>과 통화에서 “아직 어떤 결정도 하지 않았다”며 “주변에서 여러 사람들이 자꾸 다시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오기 때문에 저도 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주에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만규 의장과 연임 반대 단일화에 나선 김대현, 이재화, 하병문 의원.

이 의장에 맞설 대항마로는 전반기 의장 선거에서 겨뤘던 김대현(서구1, 재선), 이재화(서구2, 3선) 의원과 전반기 부의장 하병문(북구4, 재선) 의원이 거론되어 왔다. 여러 후보가 난립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 의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던 것도 사실이다. 시의회 재석이 32명인 상황에서 과반(17명) 이상 지지를 얻어야 의장에 당선될 수 있는데, 후보가 난립할수록 셈법도 복잡해져서 고정 지지를 확보한 이 의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김대현, 이재화, 하병문 세 후보가 전격적으로 이 의장 연임 만큼은 막아야 한다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세 후보는 3일 <뉴스민>과 통화에서 단일화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이르면 이번주 안에 단일 후보 결정 방식을 정하고, 후보까지도 확정 지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의기투합한데는 이 의장 연임이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의회 내 비토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1991년 대구시의회 재개원한 후 현재까지 전·후반기 의장을 한 사람이 독식한 사례는 없다.

4대 의회 때 전반기 의장을 지낸 강황 의장이 후반기에도 의장을 지낸 전력은 있지만, 이 경우는 예외 사례다. 후반기에 선출된 이덕천 의장이 임기 1년 4개월여 만에 비위 혐의로 수사·재판을 받던 중 구속되어 생긴 공백을 메운 사례여서다.

때문에 실제로 이 의장이 연임에 나서면 대구시의회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 된다. 김대현 의원은 “전례 없는 연임 만큼은 동의할 수 없다는 다른 의원들의 뜻이 크다. 조만간 단일화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이재화 의원은 “이만규 의장 나오는 것에 반대하는 이들이 모여 이대로 있을 순 없다는 의견이 있다. 이번주에는 결론이 날 것”이라고 전했다. 하병문 의원도 “세 사람이 만나서 공감대는 형성했다. 조만간 어떤 방법으로 할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