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에코프로 골프장, 환경파괴 논란에 농지법 위반 의혹도

전략적환경영향평가에 생태 우려 지적
도시관리계획 절차 진행... 산림청 협의 중

18:13
Voiced by Amazon Polly

경북 포항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주)에코프로의 특수관계 법인인 (주)해파랑우리의 골프장 건립 추진을 비판하고 나섰다. 골프장으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며, 부지 매입 과정도 위법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에코프로와 해파랑우리 측 관계자들을 농지법 및 부동산 실명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해파랑우리 측은 법인의 농지 활용이 제한돼 불가피하게 개인 명의로 농지를 매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5일 포항환경운동연합과 포항농민회는 포항남부경찰서에 에코프로와 해파랑우리 관계자 등을 고발하는 접수장을 제출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해파랑우리가 법인이 농지를 매입할 수 없는 실정법을 우회하기 위해 전 대표이사 이름으로 차명 매입하고 골프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농지를 법인이 매입할 수 없자, 해파랑우리 전 대표이사 이름으로 대거 매입했다”며 “농지를 확보하고도 불법 전용하거나 농업경영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점, 골프장 사업을 위해 농지를 차명으로 매입한 행위 등과 관련해 농지법 위반과 부동산실명법(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충분하다”고 고발 배경을 밝혔다.

방진모 해파랑우리 대표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법인은 농지를 취득하지 못하니까 전 대표가 개인 명의로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면 골프장 같은 레저 사업은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인가. 현행 법에서 이런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보장해주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해파랑우리는 포항시 남구 동해면 일대 36홀 규모 골프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면적은 골프장 및 부대시설, 녹지, 관광휴양시설, 진입도로 등을 포함해 253만 1,527㎡(약 77만 평)로 알려졌다. 해파랑우리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과 그의 가족 기업((주)데이지파트너스)이 투자한 회사다.

사실상 에코프로의 골프장 사업이라는 시각에 대해 에코프로 측은 해파랑우리와 별도 법인으로 에코프로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해파랑우리는 회장님이 개인적으로 투자를 해서 만든 법인으로, 에코프로의 계열사가 아니”라며 “골프장 사업도 에코프로 회사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여기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는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5일 포항환경운동연합과 포항농민회는 포항남부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코프로와 해파랑우리 회사 및 관계자 등을 고발한다고 했다. (사진=포항환경운동연합)

포항 운영 중인 골프장 현재 3곳, 신규 3곳 더 추진
“주요 탄소흡수원 산림 훼손하는 골프장, 기후위기 시대 역행”

포항환경운동연합과 포항농민회는 골프장 조성으로 인해 환경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의 주요한 탄소흡수원인 산림이 대규모 골프장 조성사업으로 인해 사라진다. 골프장 조성사업은 대규모 산림을 훼손하는 반환경적이고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한다”며 “포항에는 현재 골프장이 3곳이고, 신규로 3곳이 더 추진 중이다. 추진 사업이 완료되면 6곳 162홀의 골프장이 조성되게 된다”고 지적했다.

‘포항 해파랑골프장 조성사업을 위한 도시관리계획’의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생물다양성·서식지 보전과 관련해 “양호식생(식생보전 2,3등급)의 비율이 약 90%에 달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법정보호종(담비, 하늘다람쥐, 삵 등)이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이라고 했다. 식생보전 2등급지인 굴피나무 군락지는 최대한 원형보전을 당부하기도 했다.

재해 유발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에서는 “급경사 양호 산림구간을 원형보전하고 절·성토에 의한 지형변화지수 등의 현황치를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산정하여 제시하여야 한다”며 “사업 시행에 따른 산림·지형 변화로 강우 시 산사태, 홍수 등 재해 위험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파랑골프장 사업은 지난 1월 전략환경영향평가 본협의가 완료됐고, 현재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위해 산림청 협의가 진행 중이다. 협의 완료 후에는 도시관리계획 심의와 개발 행위 허가를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포항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환경청에서 요구하는 저감조치에 대해 사업시행자가 조치 계획를 제출했다. 이후 개발행위 허가를 득하기 위해선 사업시행자가 환경영향평가를 또 받아야 한다”며 “아직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사업 규모나 내용 등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 산림청, 환경청 등과 협의 과정에서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