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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기준 남성 정규직 월 평균 임금을 100(430만 원)으로 했을 때, 여성 비정규직의 월 평균 임금은 39.4%(169만 원)다. 이를 1년으로 계산하면 여성 비정규직은 5월 25일부터 무급으로 일하는 셈이다. 전국 저임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전체 여성노동자 중 50.7%에 육박한다. 전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이날에 맞춰 매년 ‘임금 차별 타파의 날’을 선포하고,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임금 차별 타파의 날은 5월 24일이었다.
27일 대구 중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앞에서 대구여성노동자회·전국여성노동조합 대구지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성평등 노동실현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국 동시다발로 개최됐다.

이들은 “여성은 성차별과 경력 단절, 비정규직· 시간제 일자리에 몰려 있고, 직장 내 성희롱과 과도한 돌봄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성별임금격차는 OECD 회원국 중 최악이라는 오명을 28년째 벗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145일째부터 사실상 무급으로 일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며 “성평등한 노동의 실현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책무이며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사회정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선 후보들에게 ▲모든 시민의 돌봄권 보장 ▲청년여성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사회 ▲성별임금격차가 해소된 성평등한 일터 ▲여성노동자의 생존이 걸린 ‘안전한 일터’ 보장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노동자로서의 권리 보장 등을 요구했다.
남춘미 대구여성노동자회 대표는 “2023년 이후 여성노동자 규모는 천 만명을 넘어섰지만, 남성노동자에 비해 시간제 비중이 크고, 비정규직은 확대되는 등 고용의 질은 악화되고 있다”면서 “2024년 남성노동자 시간제 비중은 10.4%인데 여성 시간제 노동자 규모는 30%에 육박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여성은 능력이 없어 비정규직이 많은가? 여성들이 시간제만을 선호해 시간제 노동자가 급증하는가?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구조적 성차별이 만든 결과”라며 “거기에 더해 성차별적 괴롭힘으로 일터는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남 대표는 “광장의 다양한 빛이 만들어낸 조기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있다. 우리는 광장에서 혐오하거나 배제되지 않고 차별당하지 않는 평등한 세상을 원하는 많은 목소리를 기억한다”며 “다음 정부는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필두로 이러한 사회를 위한 대개혁을 해야 한다. 여성노동자도 주권자다. 우리는 평등하고 안전한 사회, 성평등이 실현되는 일터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은 ’21대 대선을 맞이하여, 성평등 노동에 대한 생각’을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관련 결과도 공개했다. 4월 28일부터 5월 22일까지 진행된 설문은 총 786명이 참여했고, 그 중 여성이 87.8% 였다. 응답자 81.2%가 현재 일하고 있다고 했고,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응답자가 43.3%로 비중이 컸다.
응답자들은 일터에서 경험한 문제(복수응답)로 ‘낮은 임금'(28.5%), 불안정한 고용형태 (15.6%), 수직적 직장문화(11.2%), 장시간 노동(10.4%) 등을 주요하게 꼽았다. 응답자 중 일한 적 없는 이들을 제외하고 살펴보면 ‘낮은 임금’ 경험은 65.7%(485명)까지 비중이 올랐다. ‘성차별적 노동환경은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매우 그렇다(70.7%), 그렇다(27.4%)로 대부분 공감을 표했다.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성별임금격차 해소 43.4%, 고용안정 15.5%, 성차별적 직장문화개선 13.9% 순으로 집계됐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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