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대구시당 “탄핵 결정 존중”…홀로 웃는 박근혜 전 대통령 ‘존영’

대구지역 야당 모두 헌재 결정 "환영"
더민주, "지역민 상처 치유"
바른정당, "당리당략으로 이용 말아야"
국민의당, "국민대화합 관점에서 정치 일정 수행"
정의당, "대구 정치 위선자 몰아낼 것"

13:09

10일 대구지역 정치권은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인용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22분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만장일치로 인용되는 순간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은 숨죽인 듯 고요했다. 간간이 긴 한숨 소리가 정적을 깨면서, 빈 회의실에 걸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만이 홀로 웃고 있었다.

▲텅 빈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회의실에 걸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사에는 당직자 3명이 TV 앞에 모여 헌재 판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정미 재판관이 읽어 내려가는 결정문을 꼼꼼히 기록하며, “인용되겠네”라며 불안감을 보이면서도 담담한 표정이었다.

탄핵안이 만장일치로 가결되자, 당직자들은 “자승자박”이라고 입을 모았다. 함께 탄핵 결과를 지켜본 한 당직자는 “공천 욕심 때문에… 그러지만 않았어도 국회의원 수 과반은 넘었을 텐데”라며 박 전 대통령의 지난해 총선 공천 파동을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은 탄핵안 인용은 예상했지만, 만장일치라는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 이정기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조직팀장은 “헌재 결정에 승복하고, 더 겸손하고 반성하는 자세로 지역민을 만나야 할 것 같다”며 “인용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만장일치가 될 줄은… 앞으로 국민통합을 위해서도 만장일치가 나을 것이라는 영향도 미친 것 같다. 상처는 크지만 그 마음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탄핵 인용 결과에 눈을 떼지 못 하는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당직자

야당은 모두 탄핵안 인용을 환영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사무처 당직자들만 모여 차분한 분위기 속에 헌법재판소 판결을 지켜봤다. 판결을 지켜보는 내내 혹여나 기각되지는 않을까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권연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대변인은 “시민혁명과 법치의 승리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며 탄핵안 인용을 환영했다.

권 대변인은 “지역민의 상처도 상당히 클 것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으니, 그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앞으로 더불어민주당의 과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대구시당 송세달 사무처장도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 다만 이 결정에 대해 당리당략으로 이용하지 말고 국민 대통합의 길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대구시당은 탄핵 인용 즉시 논평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한 것을 국민의 뜻에 따른 것이며, 역사의 순리라고 평가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 대화합의 관점에서 앞으로 대통령 선거 등 모든 정치 일정을 책임감 있게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대구 시민과 함께 해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즉각 성명을 내고 “박근혜를 비롯한 공범자들을 구속, 처벌하고, 이 정부와 정책의 피해자들에 대한 회복을 포함하여 잘못된 정책을 되돌리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정의당은 시민의 외침을 짓밟고, 거리낌 없는 막말과 궤변으로 실체 없는 이념갈등을 부추기고, 지역 편 가르기와 불통의 정치를 자행하던 대구 정치의 위선자들을 몰아낼 것이다. 타협이 아닌 청산으로 새로운 대구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