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온 김부겸 장관, “소성리 주민들 허락하면 찾아가겠다”

김항곤 군수, 이완영 의원 등과 만나 사드 관련 지원 간담회

12:07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처음으로 경북 성주군을 방문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김항곤 군수, 이완영 국회의원(자유한국당, 성주·고령·칠곡) 등을 만나 지원 사업 요구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드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배치 지역 초전면 소성리 주민들과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김 장관은 소성리 주민들이 허락할 때까지 대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성주에 온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가운데)과 서주석 국방부 차관(왼쪽), 최병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11일 오전 9시 30분 김부겸 장관 일행은 성주군청 2층 회의실에서 김항곤 군수 등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정부 쪽에서는 서주석 국방부 차관, 최병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박인호 국방부 정책기획관, 채홍호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등이 김부겸 장관과 함께 했고, 성주군 쪽에서는 이완영 의원, 송덕만 부군수, 이재복 성주군노인회장, 여상건 성주유림총연합회장,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 안병윤 경상북도 기획조정실장이 참석했다.

비공개 면담 시작 전 김 장관은 “절규하는 민심을 잊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서 희생을 강요당하신 것 같은 또, 어찌 보면 대한민국을 위해서 울음을 참아주시는 군민들 마음을 저희들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다행히 지난번에 큰 불상사 없이 사드배치가 완료된 것도 군민들이 마음으로부터는 어느 정도 용서를 해주셔서 그런 게 아닌가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정부는 대통령님, 총리님 모두다 마음은 군민들께 감사할 것은 감사하고, 또 군민들 마음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는 일이 뭔지 빨리 찾아서 수습하고, 이 문제를 둘러싼 국민적 갈등을 수습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어서 방문하게 됐다”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11일 성주군청 2층 회의실에서 김부겸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성주군 관계자들이 비공개 면담을 1시간가량 진행했다.

오전 9시 40분부터 시작된 비공개 간담회는 한 시간만인 10시 40분께 끝났다. 김항곤 성주군수와 이완영 국회의원은 이 자리에서 일전에 요구한 지역 현안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주문했다.

간담회 직후 김부겸 장관은 간략하게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성주군민들에게 다가갈 공식적인 첫 행보다. 국무총리님께서 지방행정 지원 의무가 있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정부가 성주시민들의 아픈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을 정확히 전하고, 어떻게 하면 서로 간 마음을 더 빨리 열 수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정부 업무를 진행하는 게 좋겠다는 지시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드기지 추가 공사와 관련해서는 초전면, 소성리 주민들과 만나기 전까지는 이야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대화를 기다리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부겸 장관은 “주민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요청을 드렸지만, 오늘은 허락을 못 받았다. 다시 허락하면 저희들이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겠다”고 했고, 지원 대책과 관련해서는 “그분들한테는 쉽사리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게 결례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도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사드기지 공사 차량 진입을 막고 있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김부겸 장관은 “소성리, 초전면 주민들과 직접 관계되는 문제는 답변 안 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 우선 그분들 만나 뵙고, 대화가 시작되면 이야기 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주군의 지원 요구의 진행 상황과 관련한 질문에 김부겸 장관은 “많은 검토를 해놓은 내용도 있습니다만, 오늘 마치 거래를 하듯이 여기서 즉답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서 거기까지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부겸 장관 일행은 오전 11시께 성주군을 떠났다.

▲면담장으로 들어가는 김항곤 군수(왼쪽), 김부겸 장관(가운데), 이완영 의원(오른쪽)

이완영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국회에서 사드 예산을 반영하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파악을 해보니까 하나도 국가 예산에 반영된 게 없다”며 “가시적으로 현 정부에서 보여주는 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회에서 반영할 수 있도록 반영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고 말했다.

성주군이 요구하는 현안 사업은 크게 18가지(1조8,958억 원)로 ▲성주-대구간 경전철 건설(미군공여구역법 종합 계획 반영 지원) ▲성주-대구간 고속도로 건설(조기 착공) ▲성주-대구간 국도 5차로 확장 ▲성주 소성리 사드기지 미군공여 잔여부지 활용 건의(대중골프장 조성) ▲성주 사드기지 주변도로 추가 개설 60억 ▲성주참외 군부대 납품 추진 ▲초전대장길 경관개설 사업 ▲충무지휘용 및 주민대피시설 설치사업 ▲지역 내 불합리한 규제완화 건의 ▲성주-대구간 국도 교차로(소학) 개선(사업 확정 및 개설) ▲신규(가야산 등) 골프장 조성 ▲관광자원 개발사업(심산테마파크 조성) ▲용도지역(초전면) 조정 ▲전통시장 활성화사업 ▲권역별 농산물 선별센터 건립 ▲월항농공단지 진입도로 확포장(초전 문덕로) ▲제3하나원 유치 등(설치 시 우선 고려) ▲지방도 905호선(성주~김천) 4차로 확장(조기 확장)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