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디지스트)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비정규직 연구원들이 정규직 전환 심의가 “날치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디지스트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는 지난 26일, 표결을 통해 계약직 321명 중 261명을 심의 대상으로 확정했다. 디지스트는 예산 문제를 이유로 261명 중 154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인데, 154명을 전환하기로 못 박은 것을 두고 반발이 일고 있다.
디지스트와 노조에 따르면, 전환 대상 261명 중 138명은 연구직이고 99명이 행정직이다. 나머지 24명은 이의신청을 통해 추가된 석사연수 연구원이다. 이들 중 실제 정규직 전환 규모인 154명은 행정직 100명, 연구직 54명으로 결정됐다.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디지스트지회는 154명이라는 규모를 정하는 데에 기준이 없고, 직무별 전환 비율도 직무 분석 없이 정해졌다는 입장이다. 지회는 또 정규직 전환 증대를 위한 예산 확보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회는 “디지스트는 예산 확보 어려움을 들면서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고 한다”며 “과기정통부와 기재부에 예산 확보를 해보고 전환 규모 결정을 논의하자고 했는데 디지스트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는 일방적인 표결로 전환 규모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9일 낮 12시, 디지스트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제대로 된 정규직전환 쟁취 ▲기만적인 날치기 정규직전환 규탄 ▲공정한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 재구성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했다.
진상현 지회 사무국장은 “154명이라는 숫자를 결정할 때 직무분석도, 의견 수렴도 없었다. 상시지속직이 261명인데 전부 전환하는 것이 정부의 취지”라며 “기재부에 예산 확보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데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표결에 부쳤다”라고 말했다.
진 사무국장은 “올해 예산으로 261명 전환이 힘들다면 단계별로 추진해도 된다. 단계적 추진 전략도 없이 서둘러 끝내려고만 한다”라고 지적했다.
디지스트는 전환 대상 규모(261명)와 전환 심사 계획에 대한 안건을 공청회를 거쳐 확정하고, 연내 정규직 전환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전환 되는 인원은 외부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블라인드 심사로 선정할 예정이다.
디지스트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자체적으로 전환에 따른 재원을 준 사례가 없다. 우리 기관만 인건비를 더 달라고 하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이런 상황에서 심의위원회에서는 표결에 부쳤다. 앞으로 공청회를 거쳐 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