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스트노조, 천막농성 101일만에 임단협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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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대구본부 디지스트시설관리지회(디지스트노조)가 천막농성을 시작한 지 101일 만에 사측단과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다. 내년도 임금을 현재 월 임금 총액의 2% 인상한다는 게 주요 협약 내용이다. 이 외에도 방학 기간 특별휴가, 경조 휴가 등에도 합의했다. 13일 오전 디지스트노조는 학교 실내체육관에서 투쟁승리 보고대회를 열었다.

▲디지스트노조는 13일 오전 학교 실내체육관에서 투쟁승리 보고대회를 열었다. (사진=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디지스트 노조는 지난 8월 29일 근로계약 주체인 용역업체에 안정적인 노동조건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디지스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 출연 기관으로, 임대형 민자사업인 BTL 방식으로 건설됐다. 시설에 대한 실제 운영은 민간업체가 맡고 있으며, 디지스트노조 조합원들은 이 업체가 시설 관리 업무를 맡긴 용역업체 소속이다. (관련 기사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디지스트 비정규직 노동자들 (22.11.07.))

지난 7일 디지스트노조와 용역업체 관계자는 서부노동지청에서 지청장 주관 하에 협상을 완료했으며, 다음날인 8일 천막을 해체했다. 단체협약에는 ▲근로면제시간(타임오프) 연간 총 500시간 ▲경조사 시 개인 연차를 먼저 소진한다는 취업규칙 삭제 ▲여름, 겨울방학 기간 각 1일의 특별휴가 실시 등의 내용이, 임금협약에는 ▲내년도 임금 2% 인상 ▲조합원 1인당 복지기금 2만 원 적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경숙 디지스트노조 지회장은 “연대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우리 조합원만으로 이 성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사진=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이경숙 디지스트노조 지회장은 투쟁승리 보고대회에서 “석 달간 집에도 못 가고 해 온 투쟁이라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이번 투쟁으로) 연대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우리 조합원만으로 이 성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정지연 디지스트노조 복지부장은 <뉴스민>에 “교섭이 끝나도 남은 10년을 더 잘 보내기 위해서 BTL 구조를 계속 파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다른 비슷한 사업장에서도 교섭관련 소식을 보고 힘을 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특히 같은 용역업체 사업장인 덕성여대처럼 어디선가 싸우고 있을 이들에게 희망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