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2023년 대구시 예산 ‘신청사 설계비’ 포함 112억 삭감

신청사 설계비 전액 삭감,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용역비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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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가 2023년도 대구시 본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신청사 설계비를 모두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3일 계수조정까지 마무리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설계비 130억 4,000만 원을 전액 삭감한 건설교통위원회 예비심사 결과대로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했다. 신청사 부지 중 약 60%를 매각해 추진하려는 대구시 계획에 대구시의회가 제동을 건 결과다.

대구시의회에 따르면 13일 밤늦게까지 이어진 예결특위 계수조정 과정에서 신청사 설계비를 전액 삭감하기로 결정됐다. 대구시는 내년 3, 4월경 두류정수장 부지 15만 8,656m2 중 9만m2(56.9%)를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 매각하고, 남은 부지만으로 신청사를 건립하는 설계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관련기사=신청사 부지 매각 갈등···대구시의회 건교위, 설계 공모비 전액 삭감(‘22.12.7))

신청사 건립 예산 마련을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의 입장이지만, 신청사를 유치한 달서구와 의회 일부에서 매각에 강한 반대 뜻을 밝히고 있다. 주로 달서구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나서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고, 동조 의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대구시의 계획과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재옥 국회의원(달서구을)은 지난 6일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시청을 옮기는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어 온 탓에 정책 변화가 있으면 당연히 반대가 있을 텐데, 이를 해소하는 노력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용판 의원(달서구병)도 13일 공동주최한 신청사 건립 관련 토론회에서 “홍 시장은 신청사 건립을 최우선에 두지 않고 있다”며 “1만 평(3만 3,000m2)만 매각해서 기본 건립 비용만 확보하자. 이것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지만 한 번 더 제안한다”고 부지를 매각해야 한다면 그 면적을 최소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관련기사=김용판 의원, “신청사 부지 매각 최소로 해야”(‘22.12.13))

한편 예결특위는 대구시가 제출한 예산안 10조 7,419억 원 중 112억 원을 감액한 10조 7,307억 원을 내년도 대구시 본예산으로 확정했다. 신청사 설계비 외 홍 시장의 주요 공약 예산은 특별히 손대지 않고 원안대로 수용했다. 상임위 예비심사에서 전액 삭감된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도 예결특위 계수조정 과정에서 ‘부활’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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