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이인선, 홍준표 향해 “본인이 타도 당해”, “내로남불” 집중 추궁

TBC 주최 수성구을 후보자 토론회
이상식, 이인선 주도권 토론 홍준표에게 사용
홍준표, 시종 문재인 정부 ‘경제 거덜냈다’ 주장

20:48

1일 저녁 <TBC>가 주최한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선 이른바 거물 정치인 홍준표(65)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한 집중적인 견제가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식(53) 전 대구지방경찰청장과 미래통합당 이인선(60)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는 한 차례 주어진 주도권 토론을 모두 홍 전 대표 실책을 지적하는데 사용했다. 홍 전 대표는 기승전 ‘경제 거덜’ 논리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데 열을 올렸다.

수성구을 선거구는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도 나섰던 홍 전 대표가 무소속 출마하면서 전국적 관심지가 됐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홍 전 대표와 이 전 지사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이 전 경찰청장이 추격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이상식, “홍준표, 호통치는 제왕적 기업가가 더 어울려”
이인선, “대선 후보 시절, 열심히 선거운동 했는데···”

▲이상식 전 경찰청장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TBC 유튜브 갈무리)

유력 정치인인 만큼 홍 전 대표는 토론회 내내 두 후보로부터 집중적인 견제를 당했다. 포문은 이 전 청장이 열었다. 이 전 청장은 1차 지정토론에서 홍 전 대표가 경남도지사 시절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일을 언급했다.

이 전 청장은 “의료는 공공재”라며 “당선되시면 대구의료원도 없애실 건가? 한 치 앞을 못 보고 근시안적이고 즉흥적인 홍 후보는 정치보다는 직원들 마음껏 호통도 치는 제왕적 기업가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저런 생각을 하는 분이 어떻게 대구경찰청장까지 했을까 의아스럽다”며 “진주의료원은 제가 가기 14년 전부터 강성노조 놀이터에 불과했다. 전임 지사들이 폐업하려는 걸 민주노총이 무서워 못했다. 폐업한 후에 마산의료원을 신축하고, 음압 병동도 8개를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홍 전 대표에 대한 두 후보의 견제는 주도권 토론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전 부지사는 2017년 대선 당시 수성구을 원외 당협위원장으로 홍 전 대표 선거운동을 하던 사진을 들고나와선 “대표 시절 존경해왔는데 이렇게 만나니 할 말이 없다”며 “수성을 당협위원장, 대변인으로서 홍준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위해 열심히 했다”고 본인 선거구에 무소속 출마한 홍 전 대표에게 섭섭함을 토로했다.

이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당 대표 시절에 뭐라고 하셨느냐. 사람들이 무소속으로 나가는 건 성공 사례가 드물다고 하셨다”며 “지금의 본인은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 고생하신 건 참 고맙게 생각한다. 수성을에 와서 이 후보를 만나게 된 것에 대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제가 여기 온 것은 막가는 공천 때문이고, 이번에 출마를 못 하면 차기 대선에 그림 그리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주호영 의원이 비껴가는 걸 보고 왔지, 이 후보를 보고 온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인선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TBC 유튜브 갈무리)

이 전 청장은 홍 전 대표가 내건 선거 구호를 지적했다. 이 전 청장은 “타도 문재인이라고 써 붙였다. 정부 실정 비판할 수 있지만, 타도는 어감도 세고 부정적”이라며 “독재 타도, 유신 타도라고 했다. 지금이 독재인가? 마음대로 대통령을 비판하고,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부인을 구속하는데 독재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낙연 총리는 품격 있는 언어를 쓰면서 대권 후보 1위”라며 “기왕에 타도란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지난번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타도 당한 건 본인이 아니냐”고 물었다.

홍 전 대표는 “타도 문재인을 할까, 심판 문재인을 할까 고심을 많이 했다. 심판 문재인은 너무 밋밋하더라”며 “집권 3년 차에 나라를 이렇게 구렁텅이에 몰아가는 정권은 없었다. 이건 타도되어야 할 정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도 이 전 부지사는 “막천이라면 서울에서 내려온 다른 여성 후보들도 많았고, 당협위원장 지낸 북구을도 있었다”며 “가장 쉽게 보이는 이 자리에 온 것은 유감이 많다”고 비판했고, 이 전 청장도 “본인 말처럼 유랑극단처럼 떠돌다 대구에 와서 산업구조 개편하겠다고 거창하게 말하지만, 정작 본인께서 힘이 있던 시절 대구를 위해 뭘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홍 전 대표는 이 전 부지사에겐 “거듭 미안하다”면서도 “지난 대선 때 열심히 해주셨는데, 그때 253개 당협위원장이 다 열심히 했다. 정말 고맙다”고 대꾸했고, 이 전 청장에게도 “2009년 원내대표 시절 수원지 이전 추진하면서 32억 예타 자금을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홍준표, “문재인 정권 들어 경제 기반 무너졌다”

한편 홍 전 대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문재인 정부가 경제를 망쳤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첫 지정토론 때 이 전 청장을 향해 “문재인 정권 들어 경제 기반이 무너졌다”며 “좌파 경제 정책 때문에 집권 3년 만에 국가가 거덜나게 생겼다. 그런데 어떻게 이번 총선에 표 달라고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전 부지사에게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경제부지사를 지냈는데, 대구 국민소득이 2,600만 원이다. 대구가 전국 꼴찌”라며 “그 사이 대구에서 정치하고 경제 활동하는 지도자가 어떻게 했길래 대구가 전국 꼴지이냐”고 힐난했다.

이 전 청장은 자영업 폐업 비율 등을 비교하면서 “체감적으로 어려운지 모르지만 통계적으로 어렵다고 볼 수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 긴급경제명령을 발동해서 경기 부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변했고, 이 전 부지사는 “지금까지 대구에서 출발해서 서울 가 계신 분들이 무엇이 대구에 필요한지, 대구경북 공무원들은 어떻게 받아오면 되는지 소통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다. 국회의원이 되어 스스로 중앙에 가서 지역에 필요한 일을 만들어오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