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 이철우 비판 나오자 마이크 끄고 정회 선포

장경식 도의장, 임미애 의원 발언 중 마이크 꺼버려
임 의원, 5분 발언 신청했지만 발언권 못 얻어 신상 발언

13:31

경북도의회에서 의원 발언 중 일방적으로 마이크를 끄고, 정회를 선포하는 일이 벌어졌다.

12일 오전 11시 경북도의회는 제315회 제3차 본회의를 열었다. 5분 발언을 신청했지만,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임미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신상 발언을 요청했다. 임 의원이 신상 발언 중 5분 발언을 위해 준비했던 내용을 말하자 의장은 마이크를 꺼버렸다. 임 의원은 안동 산불 대응 과정 등 이철우 도지사의 도정 방향을 지적하는 내용을 준비했다.

이날 5분 발언은 모두 6명이 했다. 전날인 11일 오후 6시 기준, 5분 발언 신청자는 4명이었고 임 의원은 4번째 순서였다. 임 의원은 신상 발언을 요청했고, 장경식 의장(미래통합당)은 “1~2분 내로 간단하게 하시라”고 말했다.

장 의장은 “의장이 불가피하게 임 의원 발언을 허가하지 못했다. 회의 규정상 30분 이내에 5분 발언을 마쳐야 하는데 7명이 신청했다”며 “임 의원은 이번 회기에 도정 질문을 했고, 같은 회기 내에 일주일 이내에 또 발언하는 건 양해 해달라고 했다. 또 같은 지역구인 김수문 의원이 처음으로 5분 발언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갑자기 5분 발언 신청자가 늘어나면서 제가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발언권을 보장하려는 의장님의 판단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신상 발언을 통해 드리고 싶은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발언하는 임미애 의원(사진=경북도의회 인터넷 생중계 갈무리)

이어 임 의원이 “이철우 지사 도정 3년 차 과연 변화하고 있는가”라며 운을 떼자 회의장 내에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임 의원은 “제게 보장된 발언 시간입니다. 조용해 주시길 바랍니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임 의원이 발언을 계속 진행하자 장 의장은 “마이크 끄세요”라고 요청했다. 결국 임 의원 발언 중 마이크가 꺼졌다. 장 의장은 계속해서 임 의원의 발언을 제지했다. 회의장 내 다른 의원들도 “임 의원 그만하소”, “의장님 정회하소”, “뭐 하는 거야 이거” 등 고성을 질렀다.

임 의원은 “저에게 주어진 발언 시간입니다. 마이크 켜주세요”라며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발언을 이어갔다. 장 의장은 계속해서 “1~2분 이내에 발언을 마치시라고 조건을 달아 허락했습니다”며 발언을 제지했다. 결국 장 의장은 임 의원 발언 도중에 정회를 선포했다.

의회는 10분가량 정회 후 회의를 이어갔다. 임 의원의 신상 발언과 의원 발언 중 마이크를 꺼버린 것을 두고 여러 명의 의원이 손을 들어 신상 발언을 요청했다. 하지만 장 의장은 “한 분 의원님에 한해서 허락하겠다. 오후에 의원총회에서 충분히 이야기하시라”고 말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김수문 의원(미래통합당)은 “제가 재선하는 동안 오늘 같은 경우는 처음 본다. 20일에도 본회의가 있고 6월에도 회기가 있다. 언제든지 발언할 수 있는데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은 60명 의원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다음 기회에서 할 수 없을 정도로 급한 상황이라면 도정 질문 때 말씀하시지 이제 와서 혼자 독식하는 의정 활동을 하시는 것은 무척 유감이다. 의회를 경시하는 태도다”고 말했다.

경북도의원은 모두 60명으로, 더불어민주당 9명, 미래통합당 48명, 민생당 1명, 무소속 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