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컨설팅에 파괴당한 발레오전장 금속노조, 10년 만에 대표권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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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이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공모로 ‘노조파괴’가 벌어진 경북 경주 자동차부품업체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에서 10년 만에 다수 노동조합 지위를 회복했다. 임금단체협약을 위한 교섭대표권도 갖는다.

▲경북 경주 자동차 부품제조업체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

27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의 과반수노조 이의제기를 받아들였다. 발레오전장음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와 기업노조인 발레오경주노동조합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해왔다. 심문 결과 전체 노조원 450명 가운데 금속노조가 229명, 발레오경주노조가 221명으로 인정받았다. 한 회사에 여러 개의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과반이 넘는 노조원이 가입한 노조가 교섭대표권을 가진다.

금속노조가 교섭권을 되찾은 것은 10년 만이다. 발레오전장은 2010년 경비·식당 업무 외주화에 반발하던 노조(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가 파업을 벌였고, 회사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공모해 제2조를 설립을 지원하는 등 소위 ‘노조파괴’ 사건이 벌어졌다. 법원은 창조컨설팅 관계자와 강기봉 발레오전장 대표에게 유죄를 확정했다. 강기봉 대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위반해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2017년 9월에는 노동자 13명이 부당해고 판결을 받고 7년 만에 공장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이후 금속노조는 조합원을 늘려갔고, 과반을 넘겼다.

이강식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장은 “대표노조로서 자만하지 않고, 소속에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의 진정한 권익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재인 정부와 국회가 복수노조 노동권 제약에 대한 제도 정비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최근에는 언론노조 KBS본부와 보건의료노조 길병원지부 사례와 같이 민주노조의 현장활동을 통해 다수-소수노조 지위를 뒤집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관련 법제도를 고쳐 복수노조 사업장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아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1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바뀌면서 한 회사에 2개 이상의 노조 설립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도입하면서 대표교섭 권한을 얻지 못하면 노동조합의 권한이 모두 박탈됐다. 이후 복수노조 허용을 악용해 창조컨설팅과 공모한 친 기업노조 설립 지원 등으로 노조 와해 사건이 줄줄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