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운동가·수학자 안재구 전 경북대 교수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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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 사건으로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던 안재구 전 경북대 수학과 교수 8일 오전 4시 30분께 군포 소재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2013년 11월 서강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자서전 『끝나지 않은 길』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안재구 교수. (사진=내일을 여는 책 김완중 제공)

안 교수는 1933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서 태어나, 경남 밀양에서 자랐다. 해방 이후 밀양중학교 1학년 시절 노동절 집회에 참가한 이유로 퇴학당한 이후 남한 단독선거 반대 투쟁에 참여했다. 남로당 밀양군당 연락원으로도 활동했다. 1949년~1951년 대구시 달성군 구지국민학교 교사로 지냈다.

1952년 경북대 수학과에 입학했고, 1958년 석사과정을 졸업, 1956년부터 경북대 강사로 일했다. 1970년 경북대 수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교수로 임용됐지만, 1976년 ‘국가관 미확립’과 ‘학생운동’에 동정적이라는 이유로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안 전 교수는 고(故) 여정남(1944~1975), 이재문(1934~1981) 등과 함께 학생운동을 지원하는데도 힘을 썼다. 여정남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돼 1975년 4월 9일 사형이 집행돼 세상을 떠났다.

안 교수는 1976년 9월 남조신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에 가입해 활동하다 1979년 10월 조직노출로 체포됐다. 1980년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세계수학자대회에 참석했던 수학자 수백여 명이 탄원서를 보내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1988년 12월, 9년 2개월의 징역을 살고 가석방됐다. 함께 구속됐던 이재문은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1981년 서대문 구치소에서 옥사했다.

가석방 이후 1991년 경희대 교양학부에서 강의를 하던 중 1994년 6월 14일 구국전위 조직사건으로 재구속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때는 아들이자 대학 후배인 안영민(수학과87) 씨와 함께 구속됐다. 안영민 씨는 경북대 총학생회장과 대구경북총학생회연합 의장을 지냈고, 이후에도 <민족21> 기자로 활동하며 통일운동을 벌여왔다.

안 교수는 1999년 8월 15일 형집행정지로 석방된 이후에도 통일운동을 지속하다 2013년 통일연대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등의 동향 등을 수집해 대북보고문을 정리했다는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2017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다.

저서로는 <쉽고 재미있는 수학세계>(일월서각, 1990>, <철학의 세계 과학의 세계>(죽산, 1990), <수학문화사>(일월서각, 1990), <생활에서 수학을 이해하는 책>(일월서각, 1993), <할배 왜놈소는 조선소랑 우는 것도 다른강>(돌베개, 1997), <아버지 당신은 산입니다>(아름다운사람들, 2003), <끝나지 않은 길 1, 2>(내일을여는책, 2013) 등이 있다.

▲2019년 10월 86번째 생일에 가족들과 함께 한 안재구 교수 (사진=내일을 여는 책 김완중 제공)

유족으로는 아들 안세민·안영민 씨와 딸 안소정·안소영 씨가 있다. 프로야구 NC다이노스 선수 안인산이 손자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은 10일 오전 7시.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 02-2072-2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