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천보존회, “영주댐, 장마 후에도 녹조…수질 개선 기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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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3일 영주댐에 녹조 현상이 일어난 모습 [사진=내성천보존회]

낙동강 수질 개선과 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낙동강 지류 내성천 중상류(경북 영주시 평은면 용혈리)에 건설한 영주댐에서 다시 녹조 현상이 관찰됐다. 시민단체는 “담수 이후에도 수질 오염이 여전하다”며 댐 철거를 주장했고, 수자원공사 측은 “댐 상류 농경지에서 오염원이 들어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내성천 복원 활동을 하는 내성천보존회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긴 장마로 수문 방류까지 했음에도 23일 영주댐에서 녹조 현상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내성천보존회는 “영주댐은 유역면적(500㎢) 내 농경지 비율이 21%에 이르러 인근 안동댐 9.1%, 충주댐 9.9%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면적을 갖고 있어, 농경지에 살포되는 비료와 퇴비로 인해 조류의 먹이물질인 질소(N)와 인(P) 성분이 영주댐으로 대량 유입될 수밖에 없고 필연적으로 수질을 악화시키게 된다. 미리 인지하고도 영주댐 건설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을 시인하고 바로잡아야 할 수자원공사는 나아가 수질악화의 원인이 마치 유역 내 축산농가에 있는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그에 기반하여 수질을 개선한답시고 1,000억 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며 영주댐 철거를 주장했다.

또 영주댐 안전성 문제도 지적했다. 영주댐은 당초 2014년 준공할 계획이었지만, 녹조 현상과 댐 안전성 문제로 준공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9월 17일부터 담수를 시작했고, 1년 후 고수위 상태에서 안전성 검사를 하기로 했다.

황선종 내성천보존회 사무국장은 “9월이면 댐 수위를 높여서 안전성 평가를 해야 한다. 그런데 홍수 조절 지침을 따라야 한다며 방류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안전성 평가를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평가를 할 수 없게 하려고 수문을 개방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장마가 지속하던 8월 2일부터 15일까지 100㎥/s 이상(최대 321.59) 방류해왔다.

박용순 수자원공사 영주댐지사 환경관리부장은 녹조와 관련해서는 “댐 상류에 많은 농경지의 오염원들이 들어온 것 같다. 단시간 내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댐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9월 말까지는 홍수기 제한수위를 운영해야 해서 방류한 것이지, 안전성 평가를 받지 않으려고 한 것이 아니다. 9월말부터 홍수기 제한이 끝나면 물을 채운 다음에 안전성 검사를 절차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시기는 조금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영주댐 건설 이후 불거진 녹조 현상과 안전성 문제에 대해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초 문제를 지적한 내성천보존회는 협의체에서 빠진 상황이다.

▲영주댐 담수지 중 동호교 상류 방향 수질 상황. 2020. 8. 23 [사진=내성천보존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