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성주군의원 임기 나눠먹기···농민회, 제명 촉구

17:25

성주군의회 비례대표 의원과 후보 사이에서 임기 나눠 먹기 약속 정황이 드러나 지역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당 차원에서 수개월 째 무대응하자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역민들은 경북도당의 사과와 해당 의원 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6일 오전 11시, 성주군 농민회는 ‘국민의힘 경북도당 앞에서 성주군 비례의원 임기 나누기에 대한 국민의힘 경북도당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6일 오전 11시 국민의힘 경북도당 앞에서 성주군농민회가 성주군 비례의원 임기나누기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2018년 지방선거에 앞서 당시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성주군의회 비례대표로 2순위 추천을 받은 이철희 씨는 1순위로 추천돼 당선된 황숙희 의원이 임기 2년 수행 후 탈당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지난 6월 폭로했다. 당시 언론에는 황 의원이 2020년 6월 30일부로 탈당한다고 직접 작성한 탈당신고서도 보도됐다.

비례대표 의원이 사퇴해 후순위 비례대표가 의원직을 승계하는 것이 위법한 일은 아니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 녹색당이 비례후보 간 순환 임기를 사전에 약속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만, 이에 대해 유권자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으면 지역 유권자의 의사를 왜곡할 수도 있다.

성주군 농민회도 “임기 순환제를 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당규도 있어서 선거 전에 유권자들이 알 수 있었다”며 “하지만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은 공천 당시 비례의원 임기 순환 관련 내용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규에도 없는 짓을 했는데도 국민의힘 경북도당은 어떠한 공식 의사 표시가 없었다. 지역 유권자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경북도당의 사과, 사건 당사자들에 대한 출당과 징계, 황숙희 의원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도완영 성주군농민회 사무국장은 “도당이 문제를 정리하지 않는다면 지역 유권자로서는 같은 문제가 다음에도 반복될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유권자를 무시하면 정치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도 떨어지고 정치혐오도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숙희 의원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이완영 의원실의) 모 국장이 탈당서를 요구해 작성한 사실은 있지만 실제로 탈당 하려고 쓴 것이 아니”라며 “실제로 탈당서가 효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2번 후보 입막음 용으로 필요하다고 해서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관계자는 “선거 당시 비례 의원 승계는 경북도당 공천 당시 관여한 한 바가 전혀 없다. 지역구 의원과 약속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당에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