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시민 1만 4,000여 명으로부터 한국게이츠 해고 문제의 대구시 해결책 마련,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을 받았다. 이들은 서명 운동 결과 등을 갖고 권영진 대구시장을 만나 대책을 요구할 예정이다.
31일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는 지난 2일부터 한 달 동안 ‘1만인 서명운동’을 벌인 결과, 대구 시민 1만 4,500명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내달 1일 대구시에 공문을 보내 한국게이츠 문제 해결을 위한 권영진 대구시장 면담을 공식 요청한다.
채붕석 한국게이츠지회장은 “한 달 동안 도보 투쟁과 서명 운동을 하면서 희망을 보았다. 특히 대학가에서 서명을 많이 받았다. 대학생들이 ‘대구시장은 뭐하고 있나, 찾아온 적은 있냐’고 물을 때, ‘한 번도 없었다’고 대답해야 했다”며 “279일 동안 권영진 대구시장 얼굴을 한 번도 본 적 없다. 한 달에 두 번씩 대구 국회의원 13명에게 편지를 보내고 있는데, 답장을 준 사람이 아무도 없다.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할 사람들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사리사욕만 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 지회장은 “우리의 복직도 중요하지만 대구시에 노동정책을 만들어내고, 노동자가 웃으며 일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데 한국게이츠지회가 앞장설 것”이라며 “이후 투쟁은 더 강고해질 것이다. 저희 조합원 19명은 웃으며 투쟁하고, 웃으면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2시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대구시청 앞에서 ‘2021 민주노총 투쟁선포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조합원 250여 명이 모였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코로나19로 지난 한 해 대구 노동자들은 흑자 기업이 폐업해 해고되고, 무급 휴직을 강요당했다. 그런데 대구에는 대구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이 있는가”라며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올해 대구시 노동정책을 만들어낼 것이다. 대구 노동자의 현실이 무엇인지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길우 본부장은 “대구는 90%가 50인 미만 사업장이다. 작은 사업장에서도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고, 근로기준법이 다가갈 수 있는 제도를 우리가 만들 것”이라며 “오는 11월 총파업으로 노동자가 떠나는 도시, 청년이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노동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게이츠 흑자폐업 막아내고 공장으로 돌아가자”, “재난시기 일자리 국가가 책임져라”, “노동법 전면 개정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무상의료, 무상돌봄 기본생활권 보장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날 오후 3시 민주노총 경북본부도 경북도청 동문 앞에서 같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비정규직지원센터 하나 없는 경북에서 노동자 관련 정책은 전무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난데없이 대구경북 행정통합 정치 놀음으로 치고 받고 난리도 아니”라며 “오늘 우리는 ‘사람존중 경북으로’ 탈바꿈하는 투쟁을 선포한다. 사회보장제도 전면 확대, 전태일 3법 쟁취,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재난대응체계 구축 등을 위한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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