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 ‘초복’ 대구에 모인 동물단체들, “칠성개시장 철폐하라”

17:05

일 년 중 가장 더운 절기 삼복(三伏)의 시작, 초복(初伏)을 맞아 개고기 식용을 중단하자며 전국 동물권 단체들이 대구에 모였다. 이들은 전국 3대 개시장 중 대구 칠성개시장이 유일하게 남은 것을 규탄하며, 권영진 대구시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11일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전국 50개 동물단체 및 활동가 등이 참여한 ‘동물을 위한 전진, 대구 칠성개시장 철폐 촉구’ 집회가 열렸다. 국내 대표 동물단체인 동물자유연대(조희경 대표, 왼쪽)와 동물권행동 카라(전진경 대표, 중간)도 함께했다.

11일 오후 ‘동물을 위한 전진, 대구 칠성개시장 철폐 촉구’ 집회가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전국 50개 동물단체 및 활동가 등이 모여 진행됐다. 이날 집회는 대구동물보호연대(대표 오위숙)가 주관했고, 임미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동물보호특별위원장과 동물보호 활동가로 유명한 배우 이용녀 씨 등도 참여했다.

이들 단체와 활동가들은 ‘보신탕은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한 그릇’, ‘개고기, 고양이 먹지맙시다’, ‘우리는 고기가 아니에요’ 등 개식용 철폐 메시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칠성개시장 철폐를 위해 함께 목소리 냈다. 시민들을 상대로 개식용 철폐를 위한 동의 서명을 받는 등 홍보 캠페인도 진행했다.

▲11일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동물을 위한 전진, 대구 칠성개시장 철폐 촉구’ 집회에 동물보호활동가로 유명한 배우 이용녀 씨도 참석해 발언했다.

특히 이들은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한 정치권에서 개식용 철폐를 위한 법과 정책 실현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대선주자들이 강아지 안고 사진을 찍으며 반려동물 정책을 내놓는데, 개식용 문제를 두고 무슨 반려동물 문제를 논하냐”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선진국도 아니고, 반려동물 정책을 이야기할 수 없다. 여기엔 합의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개식용은 불법이며, 동물 학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운선 동물보호단체 ‘행강’ 대표도 “오늘은 초복으로, 이 무렵 개들이 가장 많이 죽어 나가는 시기”라며 “연간 100만 마리의 개들이 잔인하게 도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렇게 더운 날, 우리가 거리에 모였다. 사랑하는 동물들의 안녕과 복지가 법과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고, 더욱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11일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전국 50개 동물단체 및 활동가 등이 참여한 ‘동물을 위한 전진, 대구 칠성개시장 철폐 촉구’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개식용이 철폐되어야 하는 이유로 국민 다수가 공감하지 않는 문화로, 동시에 위생과 안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개식용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고기가 되지 않을 자유’를 만든 김성호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개는 축산법에 없어 탈법의 소지가 있고 유통과정에서도 위생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어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가 다음번에는 개 농장에서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와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강민구 대구시의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 수성1) 등은 칠성개시장 보신탕‧건강원 14곳 중 10곳의 업종 전환 동의서를 받았다. 심인섭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대표는 “해당 업체들이 폐쇄된 후 이곳에 있던 개들은 우리가 구조해 입양과 보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미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동물보호특별위원장은 “부산 구포개시장 철폐를 위해 들어간 예산 중 아주 일부만 투입되면 칠성개시장도 금방 없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3대 개시장 중 대구만 남았다. 권영진 대구시장님의 결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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