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반대 총파업…“군부 위해 일 안한다”

21:36

미얀마 군사쿠데타에 맞선 시위가 총파업으로 확대됐다.

8일 국제노총(ITUC)은 성명을 발표하고 미얀마 노동자들이 군부가 쿠데타를 감행한 지 며칠 만에 군부가 통제하는 석유 및 가스 기업, 국제항공, 철도, 광산, 정부부처, 건설 현장, 의류 공장과 학교 등 작업장을 폐쇄하고 시위에 가세했다고 밝혔다. 8일에는 쿠데타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3일째 진행된 가운데 전국적인 총파업이 일어났다.

▲사진=@rshorsey

8일 현장을 취재한 BBC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의료노동자는 “오늘 우리는 의사, 기술자, 교사, 공무원 등 모두가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 우리의 목표는 독재정권을 무너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28세의 의류노동자 헤닌 타진 씨는 AFP 통신에 “오늘은 근무일이지만 월급이 삭감되더라도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자들의 전국적인 총파업은 앞서 보건과 교육노동자들의 연대투쟁에 잇따른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미얀마 전국에 위치한 70개 이상의 병원 노동자들이 쿠데타 반대 시위를 지지하며 파업에 돌입했으며 총파업을 호소해왔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붉은 리본을 달고 새 군사정부를 위해 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의사로 일하는 준 에이 퓨 씨는 “우리는 전적으로 군사 독재에 반대하는 세계를 보여주고 싶고, 선출 된 정부와 지도자를 되찾길 원한다. 우리는 우리가 선출한 정부만을 따를 것임을 보여주고 싶다. 군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미얀마 최대 노총 미얀마노조연맹(CTUM)도 성명을 발표하고 노동자들에게 군정부와 협력하지 말 것을 촉구했으며, ‘시민 불복종 운동’이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 대중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9일 현재 이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표시한 이용자수는 20만 명이 넘는다. 또 게시물마다 수백, 수천 개의 ‘좋아요’나 댓글,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 CTUM과 미얀마산업공예서비스노조연맹(MICS)은 군사정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전국제3자노동포럼’을 탈퇴했다.

지난 4일에는 미얀마교사연맹(MTF)이 군사쿠데타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조직적으로 시위에 참가했다. MTF는 성명을 통해 군부가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다”며 규탄하고 억류된 모든 사람들을 석방하며 지난 11월 총선 결과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3일 사회주의 언론 <자코뱅>은 “미얀마 노동운동이 쿠데타에 맞선 투쟁의 중심에 있다”며 “미얀마 쿠데타 반대 시위는 최근 발전해온 미얀마 노동운동의 성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11일, 전 세계 노동단체 연대 시위 제안

한편, 세계 노동운동도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며 반대 시위를 지지하는 성명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국제노총(ITUC)는 8일 성명을 내고 쿠데타를 규탄하며 “폭력과 괴롭힘을 종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ITUC 등 국제 노동운동 단체는 오는 11일 오후 8시 미얀마 쿠데타 반대 시위를 지지하여 미얀마 대사관 등지에서 연대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미얀마 시민의 ‘세 손가락 경례’ 퍼포먼스와 붉은 셔츠, 붉은 풍선을 준비하여 연대의 입장을 전하며 소음 시위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시위는 미얀마 시민이 그 동안 매일 오후 8시에 쿠데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냄비 등을 두드려온 소음시위에 맞춰 열리는 것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도 8일 성명을 발표하고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종료하고 민간정부에 정권을 완전히 이양하라”라고 촉구했다.

이어 공공운수노조는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즉각 종료하라 △미얀마 군부는 구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한 모든 민주인사들을 석방하라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결과 인정하고 민간정부로 권력을 완전히 이양하라 △한국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의 불법성을 인정하고, 미얀마의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라고 밝혔다.

기사제휴=정은희 참세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