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서 30대 아들 때려 숨지게 한 친모 징역 7년형

"아들 장시간 때렸지만, 살해 고의성 보이지 않아"
피해자 사망 전에도 사찰 폭로 문제로 다른 신도들과 갈등

17:25

법원이 경북 청도 한 사찰에서 자신의 30대 아들을 대나무 막대로 2,000대 이상 때려 사망케한 60대 친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친모를 살인죄로 기소했지만 법원은 살인의 고의를 찾을 수 없다며 상해치사죄로 인정했다.

20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제12형사부(부장판사 이규철)는 자신의 아들을 폭행해 죽인 혐의(살인)로 기소된 친모(65)에게 상해치사죄로 징역 7년형을 선고했다. 검사가 요청한 전자장치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은 살인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여 기각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친모에게 아들을 살해할 고의가 있었다는 것이 증명되지 못 했다”며 “피고인은 살인으로 기소됐지만,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상해치사의 범죄사실을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장시간 대나무 막대기 등으로 피해자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피해자에게 오랜 시간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안겼고, 그 죄가 무겁다. 또 남편이자, 피해자 아버지가 엄벌을 원한다”면서도 “피고인은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자신의 훈육이 아들을 사망하게 할 것을 예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유족 중 피해자의 형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선처를 구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피해자의 형이 ‘피고인인 어머니가 피해자를 평소 감싸고 보듬어 주는 입장으로 사이가 좋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춰 피고인과 피해자 관계에서 살해 동기를 찾기 어렵고, 체벌 도구인 지름 약 2.4㎝, 길이 약 1m의 대나무 막대가 일반적인 살해 용도로 보기 어렵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한편, 검찰 공소에 따르면 경북 청도군에 위치한 ‘○○사’ 신도였던 어머니 피고인은 자신의 아들(피해자)이 “내부인들 간 영적인 치료 등을 명목으로 한 폭행, 나체 상태의 종교적 의식 등을 외부에 폭로하겠다”고 하면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확인된다. 피해자는 사찰에서 지내는 동안 승려와 남성 신도 등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허위 진술서를 강요받고 휴대전화를 뺏기는 등의 일을 겪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8월 28일 피고인은 자신의 아들이 사찰 내에서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키고도 훈육하는 자신에게 불손한 태도를 보인다고 생각해 오후 4시 30분부터 약 150분 간 막대기와 발 등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총 2,167회 가량 때렸다. 이후 피해자는 병원에 후송됐으나 같은 날 밤 10시경 속발성 쇼크 및 좌멸증후군으로 사망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