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 개식용 발언, 동물권 단체 반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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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식용개는 따로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동물권 단체가 반발했다.

지난달 31일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제10차 토론회’에서 ‘개 식용 정책’에 대해 “개인적으로 반대하지만 국가 시책으로 하는데 대해선 많은 분의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동물학대가 아니라 식용개는 따로 키우지 않나”라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가 “개 식용 문제를 개인의 선택에 맡겨서 되겠냐”며 “반려동물 학대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한 데에 따른 답이었다.

▲대구 칠성 개시장 한 가게 외부 철장에 갇힌 개의 모습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대구 칠성 개시장 철폐 운동을 벌이는 동물권 단체 ‘라이프’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성명서를 내고 윤 후보의 발언이 틀렸다고 비판했다. 1일 ‘라이프’는 성명서를 통해 “식용개와 반려개의 구분은 없다. 반려동물이었다가 나이가 많거나 질병에 걸려 개농장으로 팔려가 어떤 사람의 한 끼 식사가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반려견과 식용개의 구분이 무색한 대한민국에서 식용개가 따로 있다는 세계관을 가지신 분이 유력 대통령 후보라는 사실이 황당하다”며 “(윤 후보가) 집에서 기르는 개와 고양이를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이라는 것은 우리를 더 비참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2일 동물권행동 카라도 성명서에서 “소위 품종견이면 식용개가 아니고 믹스견이면 식용개이기라도 한가? 아니면 같은 반려견이라도 개농장에 들어서면 식용개로 전환이 되는가”라며 “올해 폐쇄된 3곳의 불법 개 도살장에서 구조된 100마리 개들 중에는 소위 품종견으로 불리는 골든리트리버, 보더콜리, 웰시코기 등이 많았다. 이들에게 식용개라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인구가 1,500만 명에 이르고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민법 개정이 진행되고 있다. 개 식용 산업 종식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한 지금 윤 후보의 망언은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유감을 표했다.

같은 날 오후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단체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윤 후보의 개 식용 발언을 비판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한편, 윤 후보는 개 4마리와 고양이 3마리를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