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디지털청년인재등용문사업] (12) 아울러사회적협동조합 최수민 청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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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2016년부터 대구시민재단 주관으로 ‘대구청년NGO활동확산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NGO(비정부기구)를 통해 청년들의 공익 활동 경험을 증진시키고, 청년들의 공익 활동이 NGO에는 새로운 활력이 되고자 합니다. 2021년은 행정안전부 청년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코로나19 시국을 반영해 청년들이 NGO에서 비대면 디지털 영역 활동을 하는 ‘2021디지털청년인재등용문사업’으로 진행됩니다. 매주 수요일 이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 활동가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청년 NGO에서 꿈을 꾸다”
열두 번째 청년활동가 활동 이야기는 아울러사회적협동조합에 최수민 활동가입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디지털청년인재등용문 사업을 통해 아울러사회적협동조합에 활동하게 된 최수민입니다.

Q. 아울러사회적협동조합은 무엇을 하는 단체인가요?

우선 아울러가 지향하는 바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많은 사람이 저마다 소중한 기억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긍정적인 경험에 대해 물어보면, 대부분 쉽사리 떠올리지 못하곤 하십니다. 아울러는 사람들이 자신의 지난 경험 및 내면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발견하고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단체입니다.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아울러에서 진행했던 프로그램을 하나 이야기해드리겠습니다. 칠곡에서 글을 배우지 못한 마지막 세대의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한글 강습을 수년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농사를 지으면서도 틈틈이 공부하시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널리 소개하고자, 아울러에서 할머니들의 글씨를 본떠 ‘폰트’를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으며 ‘칠곡할매글꼴’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할머니들이 폰트 제작 과정을 언제든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할머니 그리고 한글을 가르쳐준 선생님 그리고 할머니들의 가족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작은 책자를 제작했습니다. 이게 저희가 제작한 책자인데요. 사진이랑 간단한 인터뷰를 제작하여 담았습니다.이처럼, 아울러는 인터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긍정적인 경험과 기억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Q.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재미있었던 순간은?

‘삶의 이야기가 담긴 달력’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인데요. 이 사업은 40대에서 60대 어머님을 대상으로, 자신의 삶에 기념할 일을 달력에 채우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어머니들이 처음에는 제사, 가족 생일과 같이 주변 사람과 관련된 내용만 기록하셨는데, 수업을 거듭하면서 점차 ‘처음 김장한 날’, ‘면허를 취득한 날’, ‘첫 해외여행’ 등 자신과 관련된 일을 작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뭔가 감동적이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Q. 최수민 활동가는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저는 운이 좋게도, 하나의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마무리되는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강사 섭외, 행사 현장 보조, 결과 보고서 작성, 계약서 확인 등 여러 활동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칠곡에서 칠곡할매글꼴을 활용한 굿즈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아울러를 소개할 책자를 만들 예정인데 거기에 들어갈 문구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Q. 활동 후 느낀 점, 변화된 점이 있다면?

스스로 느끼는 변화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약간 외향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자타 공인 내향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며, 소수의 친구들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아울러에서 여러 행사를 진행하면서, 사람들을 조금 더 깊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여러 행사 현장에 참여하면서,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체감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생겼고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제게도 ‘외향’ DNA가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입사 6개월 차,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 상태인데, 앞으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어떻게 행동하게 될 지 스스로도 궁금하네요.

두 번째로 의견을 명확하게 말하는 태도가 생겼습니다. 아울러에서는 ‘긍정적인 경험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기’라는 조금은 두루뭉술할 수 있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대화를 할 때 제 의견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평소 저의 말하기 습관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되었고요. 요새는 직장에서나 일상에서나 의식적으로 의견을 분명하게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근무활동 외에 기억에 남은 활동 또는 유익했던 교육이 있다면?

엑셀 교육, 제주도 워크숍 등 모든 활동이 다 재밌고 유익했는데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하나 꼽자면, 최근에 진행했던 ‘클리닝 데이’가 떠오릅니다. 클리닝 데이란 ‘현재 사용하지 않지만 타인이 필요로 할 수 있는 물건’을 서로 가져와서 나누는 활동인데요. 이번 월례 회의에서는 기존 클리닝 데이에서 몇 가지 룰을 더 추가하여 진행했습니다. 먼저 자기가 가져온 물건에 대해서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고 소개가 끝난 뒤 활동가들은 포스트잇에 물건을 가지고 싶은 이유를 적어 해당 물건에 붙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동안 월례 회의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은 교육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이번 활동에서는 활동가들이 가져온 물건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내적 친밀감을 쌓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Q. 최수민 활동가에게 있어서 디지털청년인재등용문 사업이란?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디지털청년인재등용문을 통해 처음으로 직장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첫 직장이다 보니 종종 실수를 하게 되고 내가 업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다 보니 제 행동이나 능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직장동료와 이야기하거나 아니면 같은 인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능력을 더 키워야 할 부분과 기죽지 않아도 되는 부분을 스스로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터닝포인트라면 터닝포인트인데 앞으로 어떤 새로운 일을 하더라도 처음에 잘 못하더라도 기죽지 않고 잘 적응할 자신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동시에 저도 연차가 쌓여 신입 직원이 들어온다면 제가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도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유가영 대구시민재단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