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도 ‘민주당 탈당 무소속’ 뜨나?···공천 논란 현역의원 탈당 러시로

현재까지 무소속 출마 공식화한 현역 의원만 7명
추가 탈당 러시도 이어질 듯···무소속 연대도?
당세 쪼그라든 민주당, 어려운 지방선거 전망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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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더불어민주당이 유례없는 공천 갈등을 빚으면서, 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모색하는 현역 기초의원들이 늘고 있다. 일부는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무소속 출마를 요구하는가 하면 다른 일부는 당의 공천이 ‘사천’이라 비판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약세 지역인 대구에서 공천 갈등으로 현역 선출직 공직자가 탈당해 출마한 사례는 2016년 총선 당시 홍의락 당시 국회의원 사례가 유일하다.

수성구 범어동에선 주민들이 연이 닿는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제공하며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배제된 박정권 수성구의원(범어1·4·황금동)의 무소속 출마를 요청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7일에 이어 10일에도 보도자료를 내고 “박정권 의원님, 무소속으로 출마해주세요”라고 요청했다.

▲박정권 수성구의원의 무소속 출마를 요청하는 주민들이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정권 의원을 지지하는 주민들)

이들은 지난 9일 황금동 소재 대구어린이회관에서 박 의원의 무소속 출마를 주문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면서 “주민들은 당을 떠나 늘 발 빠르게 주민의 민원과 요구에 응답하고 일꾼으로 인정받는 박정권 의원의 재선 열망이 절실하다”며 “시민후보로 박정권 의원을 소환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같은 날 본인의 SNS를 통해 “지난 10여 일간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민주당을 사랑했고 민주당을 위해 헌신했다. 민주당의 가치를 마을에서 실현하고자 노력했다”며 “오늘 하루만 고민하겠다”고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 김대진)은 박 의원 지역구를 박 의원과 청년 후보 간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결정하려고 했지만, 청년 후보의 재심 신청 끝에 청년 후보 단수 추천으로 결정을 번복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대구시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재심위 권한에 대한 해석을 두고도 반발이 이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공천 결과에 반발해 이미 무소속 등록을 마친 이도 여럿이다. 권상대 동구의원(동촌·지저·신암5동), 김기조 북구의원(구암·태전2동), 조용성 수성구의원(범물·파동), 홍복조 달서구의원(월성동)은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후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권상대 동구의원은 10일 당의 공천을 비판하는 기자회견까지 의회에서 진행했다. 권 의원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시민단체 평가뿐 아니라 시민들의 평가, 공무원들의 평가에서도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의원을 공천배제한 것은 석연치 않은 이유가 있다”며 “제가 권력에 가까운 모 의원을 비판하고 징계를 추진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생각한다.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라고 비판했다.

▲이은애, 홍복조, 김태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무소속 출마를 알렸다.

홍복조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당을 탈당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1999년 새천년민주당으로 입당해 지금까지 온갖 어려운 시간을 다 보내고 힘겹게 지켜오던 민주당과 내 자존심이 무너지는 가슴 아픈 순간, 탈당계를 제출하니 단 2분 만에 접수처리됐다”고 전했다.

아직 무소속 등록을 마친 것은 아니지만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한 의원들은 더 있다. 이은애 동구의원(안심3·4동)은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무소속 출마한다. 살아서 돌아오겠다”고 밝혔고, 김태형 달서구의원(감삼·성당·두류동)도 같은 날 SNS를 통해 근조 화환 사진을 올리며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이신자 달서구의원(비례)도 <뉴스민>과 통화에서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을 마쳤거나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이만 7명에 달한다. 박정권 의원이 주민 뜻에 따라 무소속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또 다른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서 추가 탈당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오는 현역 의원이 늘어남에 따라 2018년보다 당 지지세가 약해진 민주당은 더 어려운 선거를 치르게 될 전망이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