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창청춘맨숀 기획전 ‘청춘과 접촉하다(Contact Youth)’

전국 공모 청년예술가 15명의 다양한 목소리 담은 작품
난장으로 펼친 개막행사 '수창청춘!!! 오go 놀go 가go'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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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부터 8월 31일까지 수창청춘맨숀(관장 김향금)은 올해 두 번째 기획전 ‘청춘과 접촉하다(Contact Youth)’를 전시한다. 윤동희 작가가 기획, 전시감독을 맡은 이번 전시는 전국 공모를 통해 뽑은 청년예술가들의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을 선보인다.

▲수창청춘맨숀 기획전 ‘청춘과 접촉하다’의 개막행사 ‘수창청춘!!! 오go 놀go 가go'(김백기, 이우석 연출)가 6월 9일 바깥마당에서 펼쳐졌다. 이날 행사에는 대구 현미협 작가, 무용가, 음악가 등 40여 명의 예술가들이 난장을 펼쳤다.(사진=정용태 기자)

윤동희 감독은 “동시대 청년들이 가진 예술언어로 청년들이 처한 현실을 드러내고 도전적 미의식과 새로운 세대의식을 바라보고 소통하기 위해 기획됐다. 때 묻지 않고 검열되지 않아 투박하지만 진솔한 청년예술가의 이야기“라며 “청년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서 기성 작가보다 사회성 짙은, 자극 강한 작품만 바랄 수는 없다. 센 작품이라고 다 좋은 것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작품의 소재나 작업 계기가 눈에 띄는 작품으로 노지원의 ‘현명하게 사는 방법’, 이준영의 ‘먼짓밥’, 정은아의 ‘바디 시리즈’ 등이 있다. 노지원 작가의 ‘현명하게 사는 방법’은 옅은 흰색 커튼 뒤로 보이는 병원 입원실 침대와 머리맡에 놓인 모니터에서 나오는 영상으로 꾸민 설치작품이다.

영상 제목이 작품명인데, 작가가 실제로 제작한 유튜브 영상을 보여준다. 노 작가는 “중국 북경에서 태어나 인생 대부분을 상하이에서 영어권 교육을 받고 자란 제3문화 아이(Third Culture Kid: TCK)다. 어디에도 소속될 수 없던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관계에서 느낀 환멸과 분노를 토대로 작업한다”며 “영상은 실질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지만, 자신이 느꼈던 다양한 종류의 분노를 곱씹어 보게 만든다”고 밝혔다.

▲노지원 작가의 ‘현명하게 사는 방법'(사진=정용태 기자)
▲이준영 작가의 ‘먼짓밥'(사진=정용태 기자)
▲정은아 작가의 ‘바디 시리즈'(사진=정용태 기자)

이준영 작가의 ‘먼짓밥’은 작가의 생존을 위한 노동 경험을 미술 작업으로 끌어온 작업이다. 건설 현장의 식사 장면을 묘사한 작품인데, 시멘트 모르타르가 덮힌 신문지에 밥그릇과 수저 자국 등을 여백으로 남겼다.

이 작가는 작업노트에 “나의 직업은 미술가이다. 미술로 밥 벌어 먹고살아야 한다. 하지만 나는 미술로 밥을 벌어먹을 정도의 돈을 벌어본 적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일로 밥 벌어먹을 돈을 번다”며 “미술 하나만 제대로 하고 싶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나의 밥 벌어먹는 일을 미술로 가지고 드러와야겠다”고 밝혔다.

정은아 작가의 ‘바디 시리즈’는 정교하게 다듬은 인간의 하체 위로 기하학적 상을 붙인 FRP 조각상이다. 작가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신으로 혼란스러운 사람들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보여주는 작업이다. 기하학 도형은 사회적인 역할과 시선의 표상이다. 생각하는 머리와 행동하는 팔이 제거된 채 다리만 남아서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수창청춘맨숀 김향금 관장과 ‘청춘과 접촉하다(Contact Youth)’ 기획자 윤동희 작가 (사진=정용태 기자)

김향금 관장은 “청년 작가들의 작품에는 작가의 경험이나 생활상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다. 좁은 작업실에서 작업하다 보니 대형 캔버스보다는 두루마리 형태의 천을 이용하고, 1호 크기 캔버스를 설치작품의 재료로 삼거나,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 경험이 바로 작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이런 청춘과 직접 접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는 강원제, 강재영, 김도현, 김리나, 김민제, 노지원, 문지영, 윤산, 이재균, 이정성, 이준영, 임은경, 전도예, 정선희, 정은아 등 총 15명이다. 전시는 5월 20일부터 8월 31일까지, 문의 전화는 053-252-2568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