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문재인, 정원오는 했는데, 이재명은 왜 남 탓하나?”

박용진 대구서 기자간담회
“단일화, 8월 3일 전이 좋아”
“이재명, 언론 탓, 남 탓만”
“경찰, 제1야당 전당대회 개입 단호히 반대”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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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는 연일 이재명 후보를 향해 ‘남 탓 하는 정치인’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31일 대구를 찾은 박용진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이 주로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하는 그 발언에 대해, 심각한 의식 차이를 넘어 노선의 차이”라며 “남 탓하는 노선으로 이기는 민주당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8일 민주당 당 대표 선거 예비경선에서 최종 후보 3인으로 박용진(51), 이재명(58), 강훈식(49) 후보로 추려진 뒤 이들은 제각각 지역 일정을 소화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용진 후보는 첫 주말 공개 일정을 대구에서 진행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31일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박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까지 대표가 이재명’이라고 하는 것이 어대명”이라며 “어제까지는 대표가 이재명이었는지 모르지만, 오늘부터 대표는 박용진(오대박)이라는 어대명과 오대박의 결전이 될 것이다. 때마침 대구에서 저와 이재명 후보의 일정이 겹치는 것도, 대구 대회전이 만들어지는 것도 여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이 후보가 지난 29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저학력, 저소득층일수록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고 말한 것을 맹공했다. 박 후보는 “남 탓하는 노선으로 이기는 민주당 만들 수 없다”며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계속 언론 탓 하면서 언론의 변화와 혁신을 촉구하지 않겠나. 민주당이 변화하고 혁신해야지 왜 남한테 탓을 하는가”라고 힐난했다.

박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 때는 이재명 후보가 지목했던 바로 그 계층이 오히려 더 문재인 대통령을 더 지지했다”며 “최근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울 성동구청장 정원오는 57%를 득표했다. 모든 계층, 모든 연령층에서 사실상 다 이겼다. 문재인과 정원오는 하는데 이재명은 왜 못하나? 왜 남 탓을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가 박용진의 혁신노선과 이재명의 ‘남 탓’ 노선의 격렬한 노선 투쟁이 될 것”이라며 “남 탓해서 이길 수 없다는 말씀 다시 한 번 드리고, 무엇보다 국민들 갈라치고, 국민이 마치 언론에 의해, 혹은 잘못된 주장에 현혹되기 쉬운 사람인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아주 오만한 태도”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또 다른 97그룹 후보인 강훈식 후보와 단일화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30일 두 후보는 서울 모처에서 만찬을 하며 단일화에 대승적으로 동의했지만 구체적인 방식과 일정에 대해선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박 후보는 “일정과 방식에 대한 얘기는 어제 나누지 않았다. 공감대를 형성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단일화는 반드시 할 것이다. 박용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어떤 방식이든, 당심과 민심이 반영되는 거라면 다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실무 협상도 빠르게 진행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제가 단일화를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다”며 “강훈식 후보가 방식이나 이런 들에 대한 고민을 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방식과 시기에 대해서 앞으로는 거의 매일 만날 것 같다. 그건 있다. 8월 3일부터 대구경북 지역과 강원 지역의 당원들이 투표를 시작한다. 그전에 우선을 답을 내리는 게 당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가 발의 계획을 밝힌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문제와 관련해선 “특별법을 언급을 하시는데 지금까지 일정한 지역 내 합의가 있고, 그 부분은 추진할 것은 추진하고 특별법으로 뒷받침해야 할 일이 있으면 그것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특별법 추진에서 가장 중요한 게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과 책임 문제를 어느 정도로 규정할 것이냐인데 민주당이 예결위까지 책임을 맡고 있는 원내 제1야당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과 무게감,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대구경북의 중요한 문제이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식으로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박 후보는 경찰의 민주당 전당대회 개입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후보는 “제1야당 전당대회 한복판에 유력 후보자 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한 달 전에 예고한 경우가 있었나”며 “웃긴다. 갖고 놀겠다는 것이다. 부당한 정치개입하겠다는 것이다. 단호히 반대한다. 개입하지 말라. 이변은 제가 만든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말 강원과 경북, 대구 일정을 소화 중인 이재명 후보도 같은 날 대구에서 당원들과 만나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토크콘서트는 대구 12개 지역위원장 초청 형식으로 마련됐고,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자리는 피했다. 이 후보 측은 모든 지역 일정에서 언론 백브리핑을 하지 않고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현장에 동행한 김병기 국회의원(서울 동작구갑)은 “모든 일은 준비된 분이 해야 한다. 대표도 마찬가지”라며 “이재명 후보께서 남 탓하거나 핑계되는 걸 본 적 있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그 위기를 극복하고 성과를 내어서 그것을 주민과 도민과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삶을 살아오는 삶을 살아온 사람이 이재명 후보”라고 항변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