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연일 구미시 비난···맑은 물 하이웨이 추진 급물살

김장호 구미시장 취임 한 달 기자회견 이후
홍, 구미시 향해 ‘야박’, ‘갑질’, ‘언어도단’, ‘괘씸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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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물 문제를 이유로 구미시를 향한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른바 맑은 물 하이웨이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홍 시장은 지난 11일 권기창 안동시장과 만나 낙동강 상류 댐 원수를 대구로 공급하는 일을 협의했고, 이 자리에서 구미시장을 향해 ‘갑질’, ‘야박하다’며 비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권기창 안동시장이 낙동강 상류 댐 물 공급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대구시)

홍 시장의 비난은 지난 1일, 김장호 구미시장이 취임 한 달을 맞아 진행한 기자간담회를 계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시장은 전임 시장 시절 이뤄진 대구시 취수원 다변화 정책에 대한 물음을 받고 대구시의 취수원 다변화로 구미시가 얻는 것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구미 발전과 이익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 내용이 뭔지를 확인을 했다”며 “일시금으로 100억 원을 준다는 것, 물관리부담금(낙동강 수계관리기금)에서 매년 100억 원을 준다는 내용이다. 나머지는 원론적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준표 시장께서 안동 물을 끌어 먹겠다고 하니, 구미로선 부담을 던 것이다. 대구 언론인이 더 안 묻더라”며 “취수원 문제는 대구시 현안이다. 구미시의 현안은 아니다.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홍 시장은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홍 시장은 지난 8일 동인동 시청사 기자실을 찾아 “구미시장은 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구 물 문제가 왜 발생하나, 구미공업단지 때문이다. 구미공업단지가 무방류시스템을 채택했다면 대구가 물이 나빠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구미공업단지에서 이렇게 하류 물을 오염시켜 놓고 상류 상수원을 좀 달라니까, 그렇게 ‘된다, 안 된다’ 하는 거 그건 언어도단”이라며 “그건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래서 안동댐으로 수원지 방향을 틀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9일 오전 SNS를 통해서도 “대구 물 문제의 중요 원인 중 하나인 구미공단을 끼고 있는 구미시장의 최근 발언은 대구시민들의 분노를 사고도 남을 충격적 망언”이라며 “일종의 원인 제공자에 의해 마냥 끌려다니는 식의 물 문제 해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미공단에서 나온 낙동강 페놀사태의 아픈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상류 지역에서는 공단의 풍요로움을 누리면서 오염물질을 하류로 보내고 대구 시민은 물 문제로 고통받는 사태는 더 이상 계속되어선 안 된다”며 “폐수방류를 못 하도록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11일에만 SNS에 두 차례나 구미공단 폐수 문제를 지적하는 게시물을 게재했고, 12일에도 오전부터 SNS를 통해 안동시장과 협의 소식을 전하며 “대구시민이 구미공단 폐수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폐수 배출 공해기업은 구미공단에서 퇴출 시키고 새로운 기업 입점시 폐수 배출은 원천 금지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미시는 홍 시장의 강한 어조로 반발하자 지난 9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구시민과 구미시민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지금의 해평취수장에서 김천에서 흘러오는 감천지류의 상류로 취수원을 이전하는 것을 제안하면서 이는 추가비용을 최소화하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제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1일 홍 시장은 권기창 안동시장과 대구시청 산격동 청사에서 만나 낙동강 상류 댐 원수를 대구에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대구시는 “홍 시장과 권 시장은 지자체 간 상생협력 차원에서 낙동강 상류 댐의 깨끗하고 풍부한 원수를 대구시가 이용하는데 기본적으로 협력한다는 서로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