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시장직 인수위원장, 엑스코 사장으로···인수위원 다수 대구시로

인수위 참여 인사 중 확인된 인원만 14명, 대구시 내·외부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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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인수위원회가 말 그대로 대구시를 ‘인수’하는 모습이다.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이 추진되면서 공석이 된 기관장 자리에 속속 홍 시장 인수위 참여 인물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대구시 내·외부에 포진한 인수위 참여 인물은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14명이다.

30일 대구 엑스코에 따르면 서장은 전 사장 후임으로 이상길 전 홍준표 대구시장직 인수위원장이 결정됐다. 대구 엑스코는 지난달 25일 신임 사장 공모를 진행했고 3배수를 추려 30일 임시주주총회에 사장 후보자를 추천했다. 주총에선 이상길 전 위원장을 신임 사장으로 낙점했다. 엑스코는 대구시가 지분 8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이상길 전 위원장은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지냈고 2020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부시장직을 내려놨다. 자유한국당 대구 북구갑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공천장을 받지 못했다. 지난 6월 홍준표 시장 당선자의 시장직 인수위원장으로 낙점돼 홍준표 시정의 밑그림을 대중에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자가 이상길 인수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상길 신임 사장보다 앞서 지난 8일에는 도건우 전 인수위원(시정기획분과)이 대구테크노파크 원장에 취임했다. 홍 시장 캠프에서도 활동한 바 있는 도 신임 원장은 일찍부터 장기간 공석이었던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하마평에 올랐다. 대구테크노파크는 공공기관 통폐합 정책에 따라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을 흡수해 10월 통합 출범 예정이다.

구본탁 전 인수위원(도시환경분과)도 지난 16일 대구의료원 경영기획본부장에 취임했다. 대구의료원 경영기획본부는 대구시의 대구의료원 기능 강화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부서로 이번에 새로 만들어졌다. 구 본부장도 선거 때부터 홍 시장을 보좌했고, 당선 후 인수위에도 합류했다.

이들 외에도 인수위 참여 인물 중 여럿이 대구시에 포진했다. 김민정 전 인수위원(시정기획분과)은 지난 7월 새로 신설된 대구시 뉴미디어담당관에 임용됐다. 대구시는 뉴미디어담당관을 신설해 유튜브 등 SNS 업무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 담당관은 매일신문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했고, 대구대 경영학과, 경북대 언론 홍보 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같은 시기 김기웅 전 인수위원(경제산업분과)도 새로 신설된 노동정책자문관에 임용됐다. 김 자문관은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을 지냈다. 대구시는 김 자문관이 고용노사관계 전문가로 현장 실무 능력과 대외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출범했던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시장직 인수위원회.

이서연(도시환경분과), 이시복(안전복지분과) 전 인수위원, 이성원 전 인수위 대변인은 홍 시장 임기를 시작할 때 함께 대구시에 입성한 케이스다. 국민의힘 총무부장을 지낸 이서연 전 위원은 대구시 서울본부 정무보좌관에, 대구시의원을 지낸 이시복 전 위원은 대구시의회와 소통 업무를 주로 하는 정무조정실장에 임용됐다. TBC 임원을 지낸 이성원 전 대변인은 공보실장에 임용됐다.

홍 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을 지낸 김윤환 전 인수위원(경제산업분과)은 이들보다 조금 늦게 대구시 서울본부장에 임용됐다. 대구시는 지난달 12일께 서울본부장 공모 절차를 마무리해 최종 합격자를 선정했다.

홍 시장이 인수위를 구성하면서 시정 인수 후에도 그대로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밝혔던 3개 TF팀 책임자들 역시 모두 ‘TF’를 ‘단’으로 변경한 조직의 수장으로 임용됐다. 이종헌 정책추진TF단장은 정책총괄단장으로, 정장수 시정개혁TF단장은 시정혁신단장으로, 윤영대 군사시설이전TF단장은 군사시설이전단장으로 임용됐다.

손성호 당선자 비서실장은 시장 비서실장으로 옮겨왔고, 인수위 운영지원팀에 합류했던 이삼수 전 대구시장 유세단장은 민원담당관에 보임됐다.

한편, 대구시는 통합 공공기관의 임원 인선 작업을 순차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와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합쳐진 대구교통공사는 사장 임용 면접을 마쳤고, 대구시설공단과 환경공단을 합친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임용 절차도 진행 중이다. 간판을 대구도시공사는 대구도시개발공사로 간판을 바꿔 달고 사장을 포함한 임원 3명을 공모 중이다. 대구문화재단 등 문화 영역 7개 재단 및 사업소를 합쳐 만드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장 공모도 31일 시작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