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서 대규모 ‘기후정의행진’ 집회, 전국에서 상경단 결집

"기후재난 앞에선 모두 속수무책...사회적 불평등도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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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 서울시청 역 인근에서 기후위기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기후정의행진’이 진행된다. 2019년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기후파업’이라는 이름으로 서울 대학로를 비롯해 대구, 부산 등 각 지역에서 집회를 했다.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집회를 하지 못했다가 전국 규모로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당시 5,000명(서울 기준)이 모였던 이 행사는 이번에 2만 여 명이 모일 것으로 주최 측은 기대하고 있다. 대구기후위기행동 등 전국에서 상경단을 꾸려 이날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하루 앞둔 23일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은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석 취지 등을 밝혔다. 대구 환경단체·활동가 등으로 이뤄진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은 기자회견을 통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은 지난 2019년 결성돼 지역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목소리를 내왔다. 이들은 “84명의 시민들이 전국 기후 시민과 연대하기 위해 서울로 간다”고 밝혔다.

▲ 23일 오전,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은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석 취지 등을 밝혔다. (사진=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

먼저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은 최근 일어난 재난을 언급하며 기후위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은 “낙동강 보로 인해 녹조가 번성하고, 수돗물에 독성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대구 전역에서 아파트 재개발을 위한 크레인이 있다”면서 “포항에는 마른 하천이던 ‘냉천’이 ‘고향의 강’ 정비사업 이후 물길이 빠져나갈 공간이 줄어 하천이 범람해 인명과 산업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산업계의 상징 같은 제철소도 기후재난에는 속수무책”이라면서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을 잠식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은 기후위기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은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이들은 최상위 부유층인데 반면, 기후위기로부터 가장 먼저 위협받는 이들은 노동자, 빈민, 비인간동물과 생태계”라면서 “위기와 재난은 차별적으로 작동되기에 사회적 약자에게 폭력과 피해가 집중된다”고 했다.

이어 “지구적, 사회적 평등과 정의를 회복해야 한다”며 “화석연료의 생산과 유통, 소비를 조속히 중단하고 공공적이고 민주적으로 이를 대체할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 핵발전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23일 오전,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의 기자회견에서 ‘해수면 상승’을 경고하는 의미로 물에 들어가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

특히 기후위기에 책임을 제대로 물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기후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기후위기의 책임을 제대로 묻는 것”이라며 “지구 생태계를 착취하며 사회적 불평등 책임이 있는 기업과 자본, 그들의 이익에 따라 움직여온 정치인에게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이 함께 동참해주길 당부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후위기에 공감하고, 기후정의를 실현하기를 갈망하는 모든 시민들이 서울시청역 거리로 몸과 마음을 모아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24일 ‘기후정의행진’ 행사는 오후 1시부터 사전행사를 열고, 기후정의를 주제로 참여단체들의 포토존, 손피켓 제작, 실크스크린 티셔츠 제작 등 ‘사전부스’와 함께 시민들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오픈 마이크’를 진행한다.

3시 본집회(‘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에서는 기후위기의 최전선 당사자(청소년, 노동자, 농민, 석탄발전소 소재 지역 주민)의 이야기와 선언문 낭독 시간이 있다. 4시부터는 숭례문~광화문~안국역~종각역 등 5km 정도를 행진하고, 행사 상징처럼 알려진 도로 위에서 드러눕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도 예정돼 있다. 마지막 순서는 공연 등 문화제로 마무리한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924기후정의행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