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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책임 소재를 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간의 공방이 오갔다. 국민의힘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힌남노 접근이 예정된 상황에서 골프를 치러 갔다며 최 회장에게 책임을 물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강덕 포항시장에게 치수 실패라며 책임을 물었다.
4일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열린 국정감사에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비롯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 이강덕 포항시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후 늦게까지 이어진 국감에서 최 회장과 이 시장에 대한 질의는 오후 4시 30분께부터 이어졌다.
최 회장의 책임론은 주로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제기됐다. 최 회장이 힌남노의 국내 상륙을 앞둔 9월 3일 골프를 쳤고, 5일에는 미술관 관람을 한 점을 문제삼았다.
이만희 국회의원(국민의힘, 경북 영천·청도)은 포스코 힌남노 대응일지를 공개하며, 태풍이 근접한 시기 최 회장의 역할을 물었다. 이 의원이 공개한 포항제철소 태풍 대응일지에 따르면, 포스코는 태풍 힌남노에 앞서 시설물 점검, 비상 대책회의 등을 여러 차례 실시 했으나 최 회장이 주재한 회의는 없다.
이 의원은 “현장에 가서 대책회의 주재해 본 적 있나. 대응일지가 있는데 확인되지 않는다. 5일에는 한가롭게도 미술전시회를 했다. 16시에 미술관 관람한 것이 맞느냐”며 “포스코는 냉천 범람 탓을 하지만 (냉천)유로변경도 포스코 부지확보를 위해 했다. 최고책임자가 포항시나 경북도와 대책협의한 적 있나.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어야 한다”고 물었다.
최 회장은 미술관 관람은 인정하면서도 “유로변경은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된 것”이라며 “초강력 태풍을 맞아 최초로 전 공장 가동 중지 조치를 했다. 냉천은 50년 동안 범람한 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성민 국회의원(국민의힘, 울산 중구)은 “3, 4일에 골프하신 적 있나. 1일부터 재난대책본부를 가동했는데 3일에 골프를 치러 갔다. 말이 되는 이야기냐”고 물었다.
최 회장은 “3일 골프 쳤다. 회사 매뉴얼상 최종책임자는 회장이지만, 역할과 책임이 분할돼 있고 현장에는 제철소장과 본부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시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문진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천안갑)은 “윤석열 정부는 포스코 책임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며 “정부 여당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 하천관리 책임은 포항시에 있다. 포스코 책임을 물으려면 인명사고가 났다거나 해야 한다”고 포스코를 옹호했다.
김교흥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서구갑)은 “냉천은 하류로 갈수록 폭이 좁아진다. 환경부 지적, 포항시의회 지적도 있었는데 왜 본인 책임이 아니고 포스코 책임인가”라고 이 시장에게 물었다.
이 시장은 “과거보다 통수량을 늘렸다. 고향의강 사업 전보다 약 9만 루베 가량의 흙을 준설해서 퍼냈다. 덤프트럭 9천대 분량”이라며 “이번 범람에서 수백년 빈도의 태풍이 왔기 때문에 80년 빈도를 넘는 상황까지 다 대처하기는 (어렵다). 책임감을 느끼고 변명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질의 중 책임론 외에도 포스코 생산 중단에 영향을 받는 중소업체들에 대해 포스코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제원 국회의원(국민의힘, 부산 사상구)은 “하청 중소업체가 막막한 상황으로, 연쇄적 자금줄 압박이나 도산 위험이 있다. 고통분담을 어떻게 할 건가. 지원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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