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사업종료 철회했지만…화물기사 대책 마련은 아직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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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사업 종료를 전격 철회하고 회사 영업을 정상화하를 결정하면서, 대구 공장도 가동을 멈추지 않게 됐다. 반면 물동량이 줄어 제대로 된 수입을 가져가지 못하고 있는 화물운송 기사 150여 명에 대한 대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15일 뉴스민 취재를 종합하면 푸르밀 노사는 전체 임직원의 30%를 감원하기로 했으며 일반직 희망퇴직 신청자에겐 통상임금 상여금 2개월분, 공장 기능직은 근속연수에 따라 5~7개월 치 월급을 위로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푸르밀 본사 관계자는 “17일에 면담이 예정돼 있다”며 “인원 감축의 필요성은 다같이 공감하고 있다. 보상안 등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방적인 사업 종료 통보와 전 직원 해고 통보로 논란을 빚은 유제품 기업 푸르밀은 사업종료를 밝힌 지 약 한 달여만인 지난 10일 신동환 대표이사, 임직원, 노동조합 명의의 호소문을 통해 “기존에 발표한 11월 30일부 사업종료를 전격 철회하고, 슬림화된 구조하에 회사 영업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푸르밀 회사 측은 지난 한 달 동안 푸르밀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화물연대본부 푸르밀지회와의 면담도 진행했지만, 사업 종료 철회 이후 이들을 위한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관련 기사 매각 재추진 푸르밀, 화물운송 기사 문제는 ‘검토하겠다’ (22.11.0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푸르밀지회에 따르면 회사가 사업종료를 발표한 뒤 물동량은 꾸준히 줄어, 현재 대략 70%까지 감소한 상황이다. 홍승우 지회장은 “화물운송 기사들은 하루 근무하면 이틀을 쉬고 있다. 현재 생산량은 30% 수준이지만 점점 회복될 거라 본다. 문제는 판매처, 거래처가 다 사라져서 운송할 제품이 있어도 운송할 곳이 없다. 기존의 1/5 수준으로 수입이 줄었는데, 그 안에 차량 유지비 등 비용이 포함되다 보니 한 달에 가져가는 돈이 100만 원도 되지 않는다. 아직 회사 차원의 대책이나 보상이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홍 지회장은 “사업장 폐쇄 철회와 별도로 기사들이 많이 힘든 상황이다. 비조합원을 포함해 150명 정도의 기사들 중 우리가 자생하려고 하면 80~90명, 절반 이상 퇴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며 “하지만 30년 가까이 근무한 기사, 푸르밀에서 일하기 위해 차량을 구매한 기사들이 어디로 가겠나. 다른 갈 곳이 마땅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푸르밀 측은 일단 회사, 노조, 운송회사 간 면담을 진행하며 보상안 등 대책 마련을 위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푸르밀 관계자는 “회사도 11월 30일 영업 종료에 맞춰 모든 자재나 원유, 유통 거래처를 중단해놨다. 지금 당장 물량이 늘어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예년 양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당장 원유만 해도 내년도 물량 계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속 농가를 통해서만 물량을 받을 수 있다. 8:2 수준이었으니, 2로만 한동안 생산을 한다는 뜻”이라며 “20% 정도의 생산량을 화물운송 기사님들이 나눠서 상하차를 할 순 없지 않겠나. 회사 정상화 과정에서 여러 가지가 맞물려 있는 상황이다 보니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도 의견을 수렴해 회사가 할 수 있는 조치가 있다면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구 달성군 논공읍 소재 푸르밀 대구공장에는 9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푸르밀 대구공장 생산 제품을 운반하는 화물차 기사는 총 44명이다. 이 중 42명이 민주노총 화물연대 대구경북지역본부 조합원이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